제116장
그때, 휴대폰 벨소리가 조용한 비상구 쪽에서 들려왔다.
그 소리에 송민지는 깜짝 놀랐고
문밖에서 그 소리를 들은 배민훈의 어두운 눈빛이 어디론가 향했다.
송민지는 너무 쪼그리고 앉아있었던 덕분에 다리가 저려 일어날 수 없었다.
전화가 끊기고 점차 가까워지는 발걸음 소리를 들은 송민지의 심장은 튀어나올 것 같았다. 곧 검은 인영이 벽에 기대어 있던 자그마한 몸을 안았다.
한쪽 무릎을 꿇은 배민훈은 품 안에 안긴 송민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그저 그녀를 가만히 지켜봤다. 고개를 들지 않는 송민지를 보니 배민훈은 처음으로 알 수 없는 짜증을 느꼈지만 결국 손을 내려놓았다. 짜증이라기보다 그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고 하는 게 더 적합했다.
배민훈은 결국 몸을 웅크린 송민지를 안아 들고 사무실로 향했다.
"이거 놔, 더러운 손 치워. 나 너 싫어." 송민지가 발버둥 치며 말했다.
어두운 곳에서 나와 보니 송민지는 슬픈 얼굴을 하고 울고 있었다.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온통 싫증과 반항뿐이었다. 마치 그가 더러운 물건이라는 듯 피하지 못해 안달이었다.
"새 교복 금방 바꿨는데 눈물에 얼룩질라."
배민훈은 그런 송민지를 안고 테이블 앞에 앉았다. 테이블 위에 서류가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고 위에는 누구의 것인지 모를 손자국까지 있었다. "이거 놔, 앞으로 나한테 말 걸지 마."
"당신 내가 아는 오빠가 아니야, 너, 역겨워!"
이런 듣기 싫은 욕도 송민지니 입 밖으로 낼 수 있었다.
배민훈은 그 말을 듣고도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티슈를 뽑아 송민지의 눈물을 닦아주려고 했지만 그녀가 그의 손목을 콱 깨물었다. 아릿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배민훈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송민지는 지금의 배민훈과 눈을 마주칠 엄두가 나지 않아 천천히 힘을 뺐다. "왜 안 깨물어?"
그 말을 들은 송민지가 배민훈을 팍 밀쳤다, 배연지를 만졌던 더러운 손이 보이자 그녀가 역겹다는 듯 일어서더니 사무실에서 나갔다.
하지만 배민훈은 다리를 꼰 채 화가 난 그녀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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