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장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이번 일의 결말을 보게 될 줄은 몰랐던 온유나는 지금 상황이 우스웠다.
그때를 돌이켜 보면 온유나는 이 일에 대해 여러 번 설명했지만 성우진은 믿어주지 않았다. 심지어 CCTV 영상조차 확인해 보지 않고 온유나에게 죄가 있다고 단정 지었다. 당시 성우진의 사무실을 드나들었던 사람은 온유나 한 명뿐이 아니었음에도 단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녀의 모든 설명을 변명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이젠 지나간 과거일 뿐, 온유나는 아무래도 좋았다.
성우진도 지난 과거의 인연에 불과하다.
온유나는 카톡에 들어가 지선욱이 보내온 메시지를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
자신만 알고 있다고 여겼던 일들을 지선욱이 어떻게 알아낸 것인지 의아했다.
[지선욱: 전 지금 경운시에 없으니까 모은 자료는 비서한테 호텔로 가져다주라고 할게요. 사람을 단번에 바닥으로 끌어내린 다음에 계속 채찍질하는 편이 더 재밌지 않겠어요?]
온유나는 지선욱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느껴졌다.
단지 지선욱이 당시의 일을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이고 자신조차 찾아내지 못한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를 어떻게 찾아낸 것인지 궁금했다.
[온유나: 어떻게 알아낸 거예요?]
[지선욱: 그건 돌아가서 이야기해 줄게요. 우선 이것들을 가지고 유나 씨가 해야 할 일을 해요.]
[온유나: 고마워요.]
[지선욱: 난 말로만 고맙다는 인사 안 받아요.]
[온유나: 돌아오면 다시 이야기해요.]
15분 후, 객실 매니저가 지선욱의 비서라는 사람이 찾아왔다고 알려주었다.
온유나는 지선욱의 비서를 객실로 불렀다.
곧이어 객실로 올라온 지선욱의 비서는 지선욱이 준비한 자료가 들어있는 서류를 온유나에게 건넸다.
“고마워요.”
온유나의 말에 지선욱의 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온유나 씨, 이건 제 명함이에요. 필요하실 때 언제든지 연락해 주세요. 저희 대표님께서 지시하신 일이니까 거절하지 마시고 받아주세요.”
온유나는 어쩔 수 없이 명함을 챙겼다.
방으로 들어오자 지선욱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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