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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장

온유나는 고개를 숙여 댓글을 다는 지선욱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선욱 씨, 저랑 엮이는 게 그렇게 좋은 일은 아닐 텐데요.” 온유나는 지선욱을 위해 선의로 충고했다. 온유나는 자신의 특별한 신분이 그에게 불편을 줄까 걱정됐다. “좋아하는 사람과 엮이는 건 저로선 더 바랄 게 없는 행운이에요.” 지선욱의 온화한 외모와는 달리 성격은 정반대였다. 그의 성격은 톡톡 튀었고 선생님으로 일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태평스러운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뛰어난 재능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후 지선욱은 온유나를 데리고 밖의 정원으로 걸어 나갔다. 사실 지금은 더 이상 꽃이 피어 있지 않았지만, 경치는 여전히 훌륭했다. “지 선생님, 저는 이혼한 여자예요.” 온유나는 그와 자신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암시했다. 하지만 지선욱는 그녀의 어깨를 잡고 단호하게 말했다. “저는 이혼한 여자가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이 시대 여자의 모범이라고 생각해요. 여자를 존중하지 않는 이 사회에서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결정을 한 거잖아요.” “결혼의 의미가 뭘까요?” 이때 온유나는 무의식적으로 말을 뱉었다.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함께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새로운 시작이요.” “만약 그 결혼이 그런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면 헤어지는 게 최선이지 않나요?” “하지만 아이나 다른 사람들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혼한 여자들이야말로 여자들의 모범이라고 생각해요.”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여자들은 칭찬받아 마땅해요.” 온유나는 지선욱이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 “제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요...” 지선욱이 온유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유나 씨는 용감한 사람이지 결코 가치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온유나의 마음도 살짝 흔들렸다. “저는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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