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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장

“유나야, 네가 방금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 안 되네.” 제일 먼저 말한 사람은 양정호였다. “아저씨, 전 충분히 알아듣게 말했어요. 제가 없었던 4년 동안 온태식이 무슨 짓을 했는지 다 말하라는 뜻입니다.” 말을 마친 온유나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말한 건 무조건 지킵니다. 아저씨들도 줄 잘 서길 바랍니다. 나중에 찾아와 빌지 말고요.” 그러고는 바로 회의실을 떠났다. 남겨진 주주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양 이사, 이제 어떡하죠?” “그러게 말이에요. 온유나 지금 우리가 삼킨 돈 다시 뱉어내라는 뜻이잖아요.”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그 돈이 아니라 우리가 참여했던 프로젝트들이 조금 불법적인 부분이 있다는 겁니다.” “그 프로젝트에서 우리 다 꽤나 챙겼으니 한 명이 죽으면 다 같이 죽는 거죠.” 주주들은 서로 논의에 열을 올리고 있었지만, 온유나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온유나는 그들이 삼킨 것만큼 하나도 남기지 않고 뱉어내게 할 생각이었다. ‘서두를 필요 없어. 시간은 충분하니까.’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온태식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는 것이다. ‘그것만이 아버지의 영혼을 위로할 수 있어.’ 이선아는 서류를 정리해 사무실의 프린터로 전송한 뒤 노크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대표님, 서류를 통해 초보적인 판단 결과 온태식이 마약 밀매에 연루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그렇게 세밀한 조사를 하거나 서류에서 키워드를 추출할 필요조차 없이 이미 사실이 눈앞에 드러나 있었다. 온태식은 돈을 매우 사랑했고 최근 몇 년 동안 그 욕심은 더 심해졌다. 그는 자신이 사업에 소질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돈을 빨리 벌어서 해외로 도망가 호화로운 삶을 살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온유나가 지금 돌아온 것도 온태식이 재산을 거의 옮겼다는 것을 계산한 것이었다. 온유나는 법이 공정한 판결을 내려줄 것이란 걸 믿고 온태식이 재산을 옮기려는 행동을 막지 않고 조용히 증거를 모았다. 법은 감정을 보호하지 않지만, 재산은 보호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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