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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장

온유나는 온지수를 쓰레기 보듯 바라보았다. “온지수, 넌 나한테 손가락질할 자격이 없어. 그때나 지금이나 넌 항상 내 발밑이야.” 온지수는 씩씩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만약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온유나는 이미 천 번을 죽었을 것이다. “나는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이라 죽음이 두렵지 않지만 너희는 죽음이 두렵잖아.” “온유나, 후회할 거야!” 온지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위협했다. “그럼 어떻게 후회하게 만드는지 기다리고 있을게.” 온유나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포도 주스를 들고 떠났다. 화가 난 온지수는 온유나가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 휴대전화를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독하게 한마디 내뱉었다. “당신의 의견을 받아들이죠. 약속을 꼭 지켜야 해요.” 상대방은 가볍게 웃더니 말을 이었다. “온지수 씨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우린 입장이 똑같은데 약속을 지키지 않을 리가 있겠어요?” “말해봐요. 제가 뭘 하면 되죠?” “전화로는 할 수 없는 얘기이니 만나서 얘기해요.” “그럼 어디서 만나요?” 온지수는 지금 온유나를 죽이고 싶을 만큼 화가 났다. “잠시 후 온지수 씨의 번호로 주소를 보내드릴 테니 약속 시각에 맞춰 오세요.” 전화를 끊은 온지수가 주소를 받고 호텔을 떠나 택시를 타자 호텔 지배인이 온유나에게 이 일을 말해줬다. 온유나는 온지수가 두렵지 않았다. 온지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마음이 다급한 그녀가 아무에게나 도움을 청한다면 말이 달라진다. 온유나는 그녀의 목숨을 원하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했다. 예를 들면 하정은 말이다. 그녀는 하씨 가문이 두렵지 않았지만 하정은은 성씨 가문이 그동안 쌓아온 인맥을 등에 업고 있으니 온유나는 조심해야 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인맥을 자신의 손에 넣으려고 했다.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그녀가 하고 싶은 일이 더 원활해질 테니 말이다. 온유나의 목표는 매우 집중적이고 명확했다. 온유나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는데 최대한 빨리 진행하는 게 최선이라 생각했다. 사실 온유나는 속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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