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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장

이선아는 온유나를 호텔로 바래다주고 떠났다. 경운시에 있는 온유나의 집은 아직 냄새를 빼야 하기에 적어도 겨울이 돼야 들어가서 살 수 있을 것이다. 온유희는 큰 집에서 혼자 사는 게 불편해서 호텔에서 계속 지냈다. 임성준은 자신의 집에 들어가 살 수 있다고 했지만, 온유나는 거절하고 온유희와 마찬가지로 임씨 가문 산하의 호텔에서 지내고 있었다. 매일 누군가가 와서 집을 정리하는 것도 좋았다. 그녀는 자신을 잘 돌보지 못했는데 미국에서도 임성준과 아줌마 덕분에 살 수 있었다. 온유나는 드레스를 벗은 후 화장을 지우고 샤워를 하며 임성준이 돌아와서 대책을 논의하기를 기다렸다. 지난 4년 동안 임성준에 대한 온유나의 신뢰는 모든 사람을 넘어섰다. 임성준이 자신에게 딴 마음 없이 임종을 맞이한 두 어르신의 부탁에 대한 책임일 뿐이라는 걸 온유나는 알고 있었다. 이는 온유나가 마음 놓고 그런 일을 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했다. 그녀는 샤워를 마치고 거실에 앉아 직원이 보내준 마스터 테이프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시간을 보니 임성준이 돌아올 시간이라 온유나는 일어나서 문을 열었다. 문이 조금 밀자마자 확 열리더니 성우진이 들어왔다. 온유나는 성우진를 보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지만 그녀가 반응하기 전에 성우진은 방문이 닫고 온유나를 벽면과 품 사이에 가뒀다. “성우진, 지금 너 이거 성희롱으로 신고해도 돼.” 온유나가 귀띔했다. “그럼 나를 신고해.” 성우진의 억지에 온유나는 그의 가슴을 밀치며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다. 성우진은 목이 잠긴 채 물었다. “너 살아 있다고 왜 내게 말하지 않았어?” “왜 말해야 하는데?” 온유나가 소리 내 웃었다. “겨우 살아났는데 죽으려고 너에게 연락하겠어? 성우진, 우리 이혼했어. 우리 사이는 이미 끝났다고.” 성우진과 눈이 마주친 온유나는 그의 눈에서 슬픔을 보았다. 예전 같으면 그를 기쁘게 해 주려고 애를 썼을 텐데 지금은 그저 웃길 뿐이다. “성우진, 난 분명히 말했어. 너의 속죄가 필요 없으니 내가 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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