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5장
최서진이 아래층으로 내려와 보니 최사랑은 임진숙과 함께 쿠키를 만들고 있었다. 1층 공용 화장실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안에는 불이 켜져 있었지만 아무 기척이 들리지 않았다.
최서진은 의심에 찬 표정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안에 있어?”
안에서는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최서진은 문을 두 번 두드렸다.
“온세라?”
여전히 아무 소리도 없었다.
최서진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얼른 문을 열었다.
문을 연 순간 물을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변태예요?”
온세라가 화들짝 놀라더니 급하게 치마를 아래로 당겼다.
최서진이 멈칫하더니 몸을 돌렸다.
“안에 있는데 왜 소리를 안내?”
온세라가 언짢은 말투로 말했다.
“화장실 갈 때 밖에 있는 사람과 대화해요? 나는 그런 취미 패티쉬 없거든요.”
“안 가요? 더 서서 볼 거예요?”
최서진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얼른 등을 돌리고 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고 나서야 온세라는 한숨 돌리고는 벽을 짚고 변기통에 천천히 주저앉았다. 고개를 숙이고 하이힐을 벗고는 상태를 확인했다. 순간 엄습해 오는 고통에 식은땀이 흘렀고 자기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2층에서 기어 내려오는 건 일반인이라면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온세라는 손을 씻고는 거울을 보며 기분을 추스르고는 화장실에서 나갔다.
거실을 지나는데 최서진이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위층으로 올라간 것 같았다.
“엄마, 빨리 와요. 내가 오리 하나 만들었어요.”
주방에서 최사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온세라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이렇게 대답했다.
“그래.”
온세라가 다녀올 동안 최사랑은 쿠키 팬에 커터에서 꺼낸 반죽을 꺼내놓았다. 삐뚤삐뚤한 것이 무슨 모양이나 다 있었다. 온세라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반죽을 가리키며 이렇게 물었다.
“최사랑 어린이. 이 반죽은 어떤 커터로 만든 거예요?”
최사랑이 헤벌쭉 웃으며 손을 들어 보였다.
“이걸로요.”
“오리를 만들고 싶었는데 오리 커터가 없어서 손수 만들었어요.”
“아이고, 아주 여기저기 범벅이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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