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2장
온세라는 강한나가 준 가루를 금고의 키패드에 뿌리고는 가지고 온 손전등으로 비췄다. 가루가 골고루 묻어있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온세라는 다시 옷장을 닫았다.
저녁이 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금세 날이 어두워졌다.
집으로 돌아온 최서진은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거실에 앉아 있는 온세라를 발견했다.
“너 왜 여기 있어?”
온세라가 보던 잡지를 내려놓고는 당당하게 말했다.
“설마 잊은 건 아니죠? 사랑이 집에 데려다주기로 했잖아요.”
최서진이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물은 건 왜 아직도 여기 있냐는 거야.”
아이를 데려다주는 게 얼마나 걸린다고 시간이 몇 시인데 온세라는 아직도 가지 않고 있었다.
온세라가 말했다.
“그래도 도와준 건데 밥도 못 얻어먹고 가요?”
“집에 밥 없어? 굳이 우리 집에서 먹어?”
최서진은 기분 나쁜 티를 세게 냈다.
“사랑이를 공략했다 해서 나까지 공략한 건 아니야. 예전이야 어떠했든 다 지나간 일이야. 나는 절대 뒤돌아보지 않아.”
“김칫국 들이켜지 마요.”
온세라가 위층을 힐끔 올려다보며 말했다.
“사랑이가 열이 좀 있는 것 같아서 걱정돼서 남은 거거든요.”
최서진의 눈동자가 요동쳤다.
오후에 이만 가려고 최사랑의 이불을 덮어주는데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 체온을 재보니 아니나 다를까 미열이 조금 있었다. 아마도 오후에 옷을 얇게 입고 바람을 맞아서 그런 것 같았다.
아이 방으로 와서 온도계에 나온 수치를 읽은 최서준의 눈동자에 부모 된 자로서의 걱정이 깃들었다. 그는 큰손으로 최사랑의 볼을 살살 어루만졌다.
어슴푸레 잠이 든 최사랑이 잠꼬대했다.
“엄마.”
최서진이 멈칫했다.
온세라는 멀리 떨어져 있어 최사랑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지 못했다. 그래도 최서진이 많이 걱정하는 것 같아 이렇게 위로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요. 아이들이 가끔 열이 나거나 머리가 아픈 것도 정상이에요. 한잠 푹 자면 괜찮아질 거예요.”
최서진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아래층으로 내려오는데 빗소리가 커진 게 들렸다.
온세라가 말했다.
“이만 가볼게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