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0장
민형진은 그 얘기가 나오자 흥분했다.
“너 기억 잃은 지 오래됐잖아. 여자로 뇌에 자극을 좀 주면 다 떠오를지도 모르지.”
최서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필요 없어.”
그의 싸늘한 시선에 민형진은 순순히 입을 다물었다.
“싫으면 말고. 나도 마음 쓰기 귀찮아.”
이때, 1층에서는 강한나가 온세라의 손에 맥주 한 병을 쥐여주고 있었다.
“자자, 다들 우리 크리스랑 한잔해. 앞으로 크리스는 우리 술자리 고정 멤버야.”
“좋아, 좋아.”
“환영해요, 크리스.”
잔을 부딪치면서 맥주 거품이 사방으로 튀었다.
맥주를 한 컵 마신 온세라는 안색 하나 바뀌지 않았다.
“한나야, 네 친구 주량 좋은가 본데?”
“당연하지. 내 친구잖아.”
“너 한나 친구 예쁘게 생겼다고 말하고 싶은 거지? 뭘 그렇게 빙빙 돌려서 얘기해.”
“뭐라는 거야. 그런데 크리스 씨 솔로인가요?”
강한나는 남자를 툭 찼다.
“솔로여도 너랑 만날 일은 없어. 네 주제를 알라고. 네가 우리 크리스랑 어울린다고 생각해?”
사람들은 화기애애하게 웃으면서 놀았다.
온세라는 줄곧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녀는 오는 상대를 막지 않았고 술을 빼지도 않았으며 게임에도 참여했다. 강한나와 알게 된 지 5년이 되었으니 그녀와 바에 간 적은 수도 없이 많았다.
다른 쪽에서는 디제이가 미친 듯이 사람들의 흥을 돋우고 있었다. 강한나는 소파에 앉아서 리듬에 맞춰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장소에 오게 되면 그녀는 항상 물 만난 물고기가 되었다.
“난 춤추러 가볼게. 너희는 놀고 있어. 크리스 잘 챙겨줘.”
그렇게 말한 뒤 강한나는 술을 들고 플로어로 달려갔다.
번쩍이는 조명 아래 사람들은 몸을 흔들었다.
술을 마시던 온세라는 익숙한 사람이 계단에서 내려와 화장실 쪽으로 향하는 걸 보았다.
그녀의 눈빛이 순간 달라졌다.
강성은 크진 않지만 작다고 할 수도 없었다.
귀국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최서진을 두 번이나 마주치다니,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크리스 씨, 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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