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9장

예전의 주눅 들고 온화하던 모습의 온세라는 지금 차갑고 소원해졌으며 거의 최서진을 무시하는 정도였다. 오히려 막힌 창문을 보는 횟수가 그를 보는 횟수보다 더 많았다. 그런데도 그는 더 부지런히 그녀를 찾아왔다. 몸 뒤에서 전해진 커다란 문 닫는 소리에 집안이 울리더니 온세라는 그제야 뒤를 돌아보고는 차분히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나 창가로 갔다. 마침 주먹만 한 빈틈을 통해 멀리 강 경치가 보였다. 최정 그룹은 바로 강을 끼고 있는 상업 중심지, 가장 번화한 지역에 위치했고 30층짜리 건물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그러나 그 누구도 최서진이 최정 그룹의 꼭대기 층에, 바로 그가 매일 업무를 보는 곳에 온세라를 가두어 언제 어디서나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니터링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심안희 일행이 그녀를 찾을 수 있을까? 생각에 잠긴 온세라의 눈이 점차 움츠러들었다. 밤이 되자 온세라는 불안하게 잠을 잤다. 최근 악몽을 꾸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었는데 꿈속에서 마치 거대한 망치가 자신의 관자놀이를 계속 두드리는 것처럼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그녀가 벌떡 깨어난 순간, 문득 두드리는 소리가 꿈이 아니라 창문으로 들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는 최정 그룹의 꼭대기 층인데 창밖에 뭐가 있단 말인가? 그녀는 이불을 홱 젖히고 창가의 유일한 틈으로 달려갔다. 쿵쿵! 두드리는 소리는 확실히 창밖에서 들려온 것이었다. 온세라가 대답으로 두 번 두드렸지만 밖은 몇 초 동안 조용했고 그녀가 착각인 줄 알았을 때 또 쿵쿵하는 소리가 두 번 들렸다. 이에 온세라는 흥분된 마음을 억누르고 곁눈질로 주먹만 한 빛이 비치는 곳으로 보니 그곳은 방 전체에서 유일하게 바깥의 막에 가려지지 않은 구석이었다. 그녀는 그 유리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서 손을 들어 쿵쿵쿵 하고 세 번 두드렸다. 잠시 기다린 후, 밖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그 유리를 막았다. 온세라는 불현듯 마음이 무거워졌지만 1초 후 그 유리에서 한 줄기 빛이 흔들리며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곧이어 바깥으로 막힌 막이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