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7장
맹효연의 소리가 귓가에 전해졌다. 최서진이 할머니를 죽였다고 굳게 믿었던 터라 최서진을 원수처럼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그런 자신이 너무 우스웠다.
사실은 온세라가 아는 것과 정반대였다.
“그러니 사모님, 더는 대표님께 화내지 마세요. 요즘 회사에서 지내는데 야위었어요.”
맹효연이 가고 나서도 온세라는 책을 한참 뚫어져라 들여다봤다.
‘내가 정말 오해한 건가?’
밤이 되었지만 온세라는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창밖으로 엔진소리가 들려왔다. 온세라가 냉큼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맹효연이 한 말이 생각나 최서진과 잘 얘기를 나누어볼 생각이었다.
한참 기다리는데 밖에서 말소리 들렸다.
온세라가 멈칫했다. 혹시나 잘못 들은 줄 알고 문 열러 갔다.
“서진 오빠, 왜 갑자기 여기로 데려온 거예요? 너무 먼데?”
“멀어? 근데 조용하잖아. 시내에 있는 집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살아.”
“근데 세라 언니가 여기서 지내잖아요.”
“온세라가 뭐라고. 그냥 내가 이 집에 세워둔 장식품일 뿐이야. 뭘 하든 어떤 사람을 데려오든 온세라가 상관할 바 아니야. 게다가 내 약혼녀는 너잖아.”
“...”
귓가로 전해진 두 사람의 대화에 온세라가 난간을 꽉 움켜쥐었다. 손톱으로 나무 난간을 뚫을 것처럼 말이다. 창백한 얼굴은 핏기 하나 없었다.
‘장식품에 불과하다니.’
아니나 다를까 최서진의 눈에 그녀는 한낱 장식품일 뿐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바보같이 맹효연의 말을 믿은 것이다. 정말 최서진이 그녀를 끔찍하게 관심해 주는 거라고, 요즘에 보인 행동은 다 자기가 오해한 것이라고 말이다.
아래서 두 사람이 위로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온세라는 얼른 방으로 숨어들었다.
벽을 사이에 두고 온세라는 옆방에서 전해지는 남녀의 신음이 들렸다.
“서준 오빠, 너무 짓궂은 거 아니에요?”
“그러면 나 먼저 샤워합니다, 기다려요.”
“...”
온세라가 귀를 막더니 믿었던 자기를 조롱하며 고개를 저었다. 머릿속에 연상되는 장면을 떨쳐내려 했지만 실패했다. 온세라는 벽을 짚고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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