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장
[그런 거 없어요.]
온세라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미라가.]
공책에 글을 적던 온세라는 갑자기 손을 멈추고 한동안 망설이다가 계속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다.
“계속 써.”
최서진이 다가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천근만근으로 공책을 무겁게 눌렀다.
온세라는 울며 겨자 먹기로 써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미라가 나더러 당신과 이혼하라고 했어요. 자신이 시집오려고 해요.]
이것은 사실이고, 그녀가 말하지 않더라도 최씨 가문 전체가 온미라의 마음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싫어?”
최서진의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온세라는 깜짝 놀라 잠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이것은 그녀가 원하고 원하지 않는 문제가 아니다. 애초에 그녀가 대신 시집온 것도 전혀 자신의 의사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왜? 온재혁이 벌써 후회해?”
최서진이 차갑게 물었다.
“너희 온씨 가문은 정말 파렴치해. 딸을 시집보내는 걸 배추 장사하듯 마음대로 하는군.”
모욕적인 말이 귀에 거슬렸지만, 온세라는 이미 익숙해졌다.
그녀가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은 최서진의 말투에서 온미라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는 온씨 가문을 매우 싫어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온씨 가문을 싫어한다면, 왜 굳이 온미라와 결혼해서 그녀에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까?
최서진은 말을 계속하지 않고 차갑게 그녀를 쳐다봤다.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오라고 했어.”
온세라는 의아한 눈빛을 지었다.
“시집온 지 오래됐는데 친정 안 가봤지?”
‘친정'이라는 두 글자가 귀에 들려오자 온세라는 마음이 덜컥 내려앉아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온씨 가문이 그녀에게는 친정이 맞지만 ‘친정’이라는 따뜻한 두 글자는 온씨가문에 어울리지 않았다.
“내일 시간 나면 친정에 같이 가줄게.”
온세라는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나랑 함께 온씨 가문에 돌아가서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망설이는 그녀를 보자 최서진의 눈빛이 흐려졌다.
“왜? 싫어?”
온세라는 급히 고개를 저었다.
싫다는 게 아니라 이해가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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