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장
밤이 깊어지고 승합차 한 대가 피서 별장으로 들어왔다.
“도련님, 이 시간에 별장은 어쩐 일이십니까?”
“할아버지는요?”
“이미 주무십니다. 일단 오늘 밤엔 여기서 묵으시고 용건이 있으면 내일 밤에 다시 얘기하시는 게 어떨까요?”
집사가 최종수의 방문 앞에서 최서진을 가로막았다. 문이 굳게 닫힌 걸 보아 그를 만나줄 의향이 없는 게 뻔했다.
“도련님, 어르신께서 정말 주무십니다.”
최서진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세라 어디 있어요?”
옆에 있는 가정부는 감히 찍소리도 못 냈다.
“다들 벙어리야?”
최서진은 주위를 쭉 둘러보았는데 아무도 감히 그에게 대답하지 못했다. 순간 그의 안색이 확 짙어졌다.
“지금 묻고 있잖아!”
거실 분위기가 한없이 싸늘해졌고 다들 몸을 벌벌 떨었다.
“어머, 이게 누구신가.”
이때 계단 쪽에서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최지아가 계단 손잡이에 엎드린 채 그에게 말했다.
“난 또 환청 들린 줄 알았는데 진짜 오빠가 돌아왔네요.”
최서진은 미간을 구기고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한밤중에 찾아와서 왜 이렇게 소란을 피워요 오빠답지 않게? 회사에 무슨 일 생겼어요?”
“세라 어디 있어?”
“세라? 아, 내 벙어리 사촌 새언니를 말하는 거예요. 할아버지께 불려갔다고 들었어요. 할아버지한테 물어봐요.”
최서진의 눈가에 짜증이 점점 더 몰려왔다. 그는 더 이상 최지아와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았다.
“집사님, 할아버지 진짜 주무세요?”
집사는 속절없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도련님, 어르신께서 쉬겠다고 하신 건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는 뜻입니다. 저를 믿으신다면 더 묻지 말고 제 뜻대로 하세요. 사모님은 내일 아침이면 무사하게 돌아오실 겁니다.”
“세라 지금 어디 있어요?”
“도련님.”
계속 더 말을 이어가려 할 때 뒤에서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에 대화가 끊겼다.
가정부가 문을 열고 바로 앞에 서 있었고 안에서 중저음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굴러들어오라고 해.”
최서진의 두 눈에 예리한 빛이 감돌았다. 그는 곧장 방 안으로 들어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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