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장
온세라는 못 믿겠다는 듯 표정이 돌변했다.
“얼마 못 가서 너도 이 위패들 중 한 사람이 되어 제단에 모셔질 거야. 외부에는 병으로 사망했다고 알리고 온재혁에게 상당한 위로금이 차려지겠지. 그 사람이 과연 널 위해 끝까지 추궁할까?”
온세라는 몸을 휘청거리며 방석에서 겨우 일어났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녀는 잘못한 게 없는데 최씨 일가에서 뭣 때문에 그녀를 죽이려는 걸까?
“못 믿겠어?”
최지아가 녹음 펜을 재생했다.
“한번 들어봐.”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진 후 녹음 펜에서 최종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서진아, 요즘 네게 실망스러운 점이 한두 개가 아니야. 온씨 일가는 확실히 호락호락한 집안이 아니야. 그렇다고 해서 네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온재혁에게 놀아나는 건 아니지 않니?”
“할아버지, 온재혁은 그렇게 대단한 능력이 없어요. 할아버지가 너무 과대평가하셨어요.”
“내가 아무것도 모를 줄 알아? 사람 바꿔서 결혼시킨 것만 해도 아주 대단한 실력이야. 오히려 네 처사가 너무 실망스러웠어. 넌 진작 온세라를 떠나야 했어. 걔는 생각해 볼 가치도 없는 애야.”
“처방 때문에 남겨두는 거예요.”
“처방 이미 받았잖아?”
“아직 비율 조정 중이라 최종 결과는 안 나왔어요.”
“그럼 이렇게 묻자. 최종 결과 나오면 어떡할 셈이야?”
몇 초 동안의 긴 침묵 속에서 제단에 음침한 바람이 불어오고 온세라의 목덜미가 서늘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최서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제가 잘 해결할게요.”
최종수는 가타부타 말이 없다가 대뜸 화제를 돌렸다.
“하 팀장 인사발령은 네가 내렸어?”
“아직 안 내렸어요. 단지 그런 생각만 있을 뿐이에요.”
“그 여자 때문에?”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요.”
최서진이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하정현이 최지아의 말 한마디로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건 회사 규정이 아예 안중에 없다는 뜻이에요. 계속 남겨뒀다가 더 큰 일만 생길 겁니다.”
“그 벙어리도 계속 네 옆에 있으면 큰일 생길 거다!”
녹음 펜에서 튀어나온 이 한마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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