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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남은 건 3년 동안 주하준이 나에게 준 선물들인데 아기자기한 물건도 있고 값비싼 보석과 액세서리도 있었다. 나느 그중 비싼 것들만 골라 내 친구에게 맡겨두었다가 하성을 떠나면 친구에게 부탁해 주하준에게 돌려줄 생각이었다. 그러면 우리 사이에 더는 빚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가치가 없는 것들, 그저 날 기쁘게 하려고 준 선물들은 주저하지 않고 버렸다. 한때는 키링 하나도 나는 너무나 소중하게 여겼었다. 하지만 그것들을 버릴 때, 내 마음에는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 모든 정리를 마친 뒤 나는 엄마의 영정사진을 조심스럽게 포장해 캐리어 안쪽에 넣었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가 10년을 살았던 집을 떠났다. 집 밖으로 나오는 순간, 마침 주하준의 차가 다가왔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문득 그의 차가 내 옆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곧 뒷좌석 창문이 내려가더니 주하준의 조각 같고 고고한 얼굴이 보였다. 나는 그저 그를 힐끔 쳐다보기만 했을 뿐,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진여정.” 주하준은 표정을 살짝 찌푸리고 말했다. “너 어디가?” 나는 캐리어 두 개를 끌고 있어서 걷는 것도 힘들었기에 그와 대화를 나눌 여유도 없었다. 그래서 아무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계속 앞으로 걸었다. 그러자 주하준은 갑자기 차에서 내렸다. “기사한테 태워주라고 할까?” “고맙지만, 필요 없어.” 나는 그의 손길을 피한 채 내 앞길만 걸었다. 이때 주하준이 내 손목을 붙잡았다. “진여정, 이번엔 왜 이렇게 고집부리는 거야?” “예전처럼 울고불고하면 내가 마음이 약해질 수도 있잖아.” 나는 그의 손을 힘껏 뿌리치고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 “주하준, 필요 없어.” 난 눈물을 흘릴 필요도, 그의 동정도 필요 없다. 반복되는 상처에 나는 이미 지쳐버렸다. “그래, 마음대로 해.” 주하준은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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