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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장

전지는 순간 흥분했다. “죄책감 들게 뭐가 있어? 처음에는 그랬어도, 지금은 아니야. 너네 목가네 충실한 개로 일해서 그런지 버릇을 못 고치더라고. 결국엔 네 편이었어. 그 오랜 시간 동안 난 온갖 죄를 다 안고 있는데, 이 편지만 아니었어도 나는 그때 그 계획이 성공 한 줄만 알았겠지. 죽기전까지도 나에게 진실을 알려주지 않았어, 다 너를 위해서였겠지? 목가네는 한 사람을 자신들의 개로 만들 수 있을 만큼 잘 해주나 봐. 난 궁금한 게, 넌 너희 가족에게 왜 그런 건데?”   목정침은 말을 하지 않았다. 이를 꽉 깨물며 애써 살인 충동을 참았고, 머릿속에서 지웠던 기억들이 살아날수록 두 주먹이 더 떨려왔다.   사고 전야, 그의 아버지가 그를 서재로 불렀다.   그는 무거운 분위기를 짐작했고, 당시 18살의 그는 나이보다 이미 많이 성숙해 있어 재벌 2세들은 다 돈에 미쳐 있기 마련이지만 그는 정반대였다.   “정침아, 알려줄 게 있어. 너에게 동생이 있어. 아빠가 실수한 일이라 네가 이해하길 바라진 않아. 그저 너희가 경쟁하지 않고 싸우지 않고 바르게 컸으면 좋겠다.”   아빠의 입에서 그런 말을 들은 그는 받아 드릴 수 없었고, 아버지라는 우상의 존재가 무너져 버리는 것 같았다.   부모님의 관계는 늘 좋았고, 너무 좋아서 바람 피우거나 배신하지 않을 정도였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버지가 일하기 전에 목가네는 결코 깨끗하지 않았다. 비록 돈은 많았지만 정당하지 못한 수법으로 번 돈이었고, 그의 아버지가 대를 잇자 정당한 방식으로 돈을 벌었고 그게 다 어머니의 영향이었다. 그렇게 아버지는 늘 그에게 멋진 존재였다.   어머니는 교양이 있고 사리에 밝은 사람이었다. 선비 가문에서 태어나, 언행이 늘 온화하고, 아버지의 성격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그는 이런 집안의 분위기가 평생 유지될 줄 알았는데, 제3자가 생긴 이후 점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당황한 아버지가 물었다. “정침아, 이건 다 아빠 잘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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