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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44장

#온연은 망설였다. 둘 다 이미 결혼까지 하였지만, 둘의 관계에 대한 소문에 휩싸이기도 했기에 거리를 두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되었다. “그… 무슨 중요한 일이길래 그래? 나 아직 출근 중이야, 그냥 거기서 말해주면 돼.” 심개의 고개가 축 쳐졌다. 눈동자의 상실감이 감춰지지 않았다. 빛에 굴절되어 그림자 진 그의 옆모습에서 슬픈 감정까지 올라오는 듯했다. “우리가 앉아서 이야기 나누는 것조차 어려워지게 될 줄 몰랐어.” 온연이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다 결국 차문을 열고 좌석에 앉았다. “그럴 일 없어. 나는… 나는 그저 무단결근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야.” 심개는 곧바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는 차를 앞으로 서서히 몰고 나가다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연아, 너 목정침을 사랑해?” 온연은 의아할 뿐이었다. 그가 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심개는 이미 약혼했고, 본인 역시 결혼했을 뿐더러 아이까지 생겼다. 어쨌든 두 사람이 또 다시 감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되었다. “심개, 우리……” 온연이 무슨 말을 할지 짐작이라도 한 듯 심개는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넌 대답만 해주면 돼. 다른 생각 말고, 내가 물으면 넌 대답만 해줘.” 오늘따라 심개의 행동이 이상했으나, 온연은 알 수 있었다. 지금 그는 조금은 침착을 되찾은 듯했다. “심개, 대체 무슨 일인데? 너 오늘… 평소랑 너무 달라.” 심개는 깊게 숨을 들이쉬더니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니야… 연아, 너무 오랜만에 너랑 단둘이 얘기 나눠서 그래. 네가 망설일 거 알지만, 지금은 망설이지 말고 내 질문에 대답해줘.” 온연은 잠시 사색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모르겠어, 근데… 나를 이렇게나 오래 키워줬고, 지금은 내 남편이 되었어. 아무런 감정도 없다는 건 불가능해.” 심개가 미소를 거두었다. “그 감정, 가족간의 정인지 사랑인지, 똑똑히 구분할 수 있어? 만약, 만약에… 내가 너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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