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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장

숙취에 잠든 노은정은 그날 오후가 되어서야 비로소 눈을 떴다. 나은조는 이미 출근 간 후였기에 그녀는 간단히 점심을 먹은 뒤에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며칠 전에 강윤빈 때문에 어그러진 계획을 다시 하나씩 실행해 나갈 생각이었다. 과일가게에서 과일바구니 하나를 사든 그녀는 택시를 타고 로펌에 가서 엄 변호사를 만났다. 두 달 동안 엄 변호사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혼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었고, 투철한 직업정신으로 그녀의 정보를 어디에도 알리지 않은 것에 고마움을 표할 필요가 있었다. 하물며 중간에서 말을 전달하며 강윤빈을 설득하는데도 그의 공로가 컸을 것 같았다. 그가 한 일들은 이미 변호사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 것들이었다. 노은정은 괜히 미안한 마음에 그래도 직접 찾아와서 인사를 전하기로 했다. 두 사람이 이미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다는 얘기를 듣고 엄 변호사는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제수씨, 그땐 나한테 왜 숨겼어요?” 노은정은 진심을 다해 사과하며 단호히 말했다. “우린 이미 이혼했으니 제수씨라는 칭호는 맞지 않은 것 같네요. 엄 변호사님, 괜찮으시다면 은정이라고 불러주세요.” “사실 숨길 생각은 없었어요. 다만 저와 그 사람은 비공개 결혼이었고 변호사님을 곤란하게 하기 싫어서 말을 안 했던 거예요.” 비공개 결혼 얘기를 듣자 엄 변호사는 그녀의 입장을 이해해서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그래요. 다 강 변 잘못이죠. 우리한테 숨기는 게 아니었는데. 두 사람 대학 동창이라면서요? 이렇게 급하게 이혼하면서 아직 마음의 응어리가 채 풀리지 않았죠? 정말 앞으로 완전히 연락을 끊고 살아갈 건가요?” 그 질문은 노은정이 어제부터 고민하고 또 고민한 문제였다. 어제가 오기 전까지 그녀는 강윤빈이랑 완전히 연락을 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제 보여준 그의 모습을 보니 그건 힘들 것 같았다. 동창 관계도 있지만 이혼 사실을 부모님께 어떻게 얘기할지도 머리가 아팠다. 그녀의 부모님 성격에 아마 강윤빈을 찾아가서 한바탕 난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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