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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그들이 자신을 고발할 용기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김유미는 그들의 눈빛을 피하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김시아가 삭제된 CCTV 영상을 다시 복구해서 그녀의 계획을 모두 허사로 만들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잘 들어. 우리 시아는 부족한 게 없어.”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심수정은 가슴 아픈 듯 김시아의 손등을 다독이며 말했다. 그녀가 손을 흔들자 그녀의 뒤에 서 있던 하인이 금고를 그녀의 손에 가져다주었고, 심수정은 금고를 열고 현금 뭉치를 꺼내 김시아의 손에 쥐여주었다. “시아야, 이 돈으로 때려! 도대체 누가 가난뱅이인지 알게 해 줘!” “시아야, 내가 지금 이 백화점 통째로 사줄게!” 김준수도 마찬가지로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 시아는 그들이 아끼는 공주님이라 의심하기는커녕 심한 말조차 그녀한테 하기 아까웠다. 그런데 지금 아끼는 딸이 이런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다니! 김준수의 전화 한 통에 백화점 매니저가 달려오더니 손에 계약서를 들고 공손히 김시아에게 건넸다. “시아 아가씨, 앞으로 이 지역의 쇼핑몰은 모두 아가씨의 것입니다!” 이곳은 경성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으로, 한 달 임대료가 몇십억이 넘는다. 심수정은 더없이 부드러운 어투로 입을 열었다. “이 점포들의 임대료가 매달 몇십억 정도로 조금 적지만 괜찮아. 앞으로 엄마가 너에게 매일 20억씩 보내줄게.” 김유미는 갑자기 질투심이 타올랐다. 그녀의 한 달 용돈은 겨우 몇억에 불과했지만, 김시아가 이렇게 단번에 몇십억을 받다니. 그녀가 돌아온 지 하루 만에 심수정과 김준수가 그녀에게 이렇게 많은 돈을 준 다는 것은 앞으로 김씨 가문의 재산이 모두 김시아의 것이라는 말이 아니겠는가? 그녀는 김시아라는 이 더러운 여자를 반드시 김씨 가문에서 쫓아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아니에요.” 김시아는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녀는 돈이 부족하지 않았고, 아직 다 쓰지도 못했다. 그러나 심수정은 그녀의 뜻을 오해하며 급히 입을 열었다. “매일 몇십억이 적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럼 엄마가 앞으로 매일 백억씩 보내줄게, 어때?” “시아야, 아빠도 매일 150억씩 보내줄게.” 김준수도 급히 입을 열어 자신의 뜻을 밝혔다. 그녀가 다시 거절하면 그들이 매일 그녀에게 송금해야 할 돈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김시아는 한숨을 내쉬고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마음대로 하세요.” 그녀는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준수와 심수정이 아무것도 묻지 않고 자신을 믿어주며 편을 들어주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옆에 서 있는 김유미는 이를 꽉 깨물 정도로 김시아가 미웠다. 자신이 애써서 한 이 모든 일은 김시아라는 더러운 년을 모함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녀에게 이득을 주었으니 정말 화가 나 죽을 것 같았다. ... 병원. “난 이제 괜찮아. 퇴원할 거니 말리지 마!” 여희숙은 체력을 회복하자마자 퇴원하겠다고 떼를 쓰기 시작했고 의사와 간호사들은 말릴 수 없었다. 그들이 어쩔 수 없어 난감해하고 있을 때 감미로운 남자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왔다. “할머니.” 차갑고 도도한 남자가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순간 병실 안의 온도가 뚝 떨어지는 것 같아 의료진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나아진 지 얼마 안 됐으니 그만 하세요.” 진우주를 본 여희숙은 더는 난동부리지 않고 양손을 무릎 위에 얌전히 올려놓고는 조용히 말했다. “뭘 했다고 그래? 당장 퇴원할 거야. 나를 구해준 그 소녀를 찾아가야 해. 고맙다고 인사해야 해.” “할머니가 병원에서 의료진에 잘 협조하면 제가 사람을 보내서 찾아드릴게요.” 진우주는 담담한 어투로 말했지만 거절할 수 없는 확고함이 엿보였다. 손자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여희숙은 퇴원하는 일이 가망이 없다는 생각에 입을 삐죽거리며 당부할 수밖에 없었다. “우주야, 나를 구해준 그 여자아이를 꼭 찾아줘! ” 저렇게 예쁘고 착한 아가씨가 손자며느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안타깝게도 우주는 이미 김씨 가문의 딸과 혼인을 기약했다. 그래도 다행히 그녀는 작은 손자가 한 명 더 있었는데 나이도 그 소녀와 비슷해서 마침 이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 소녀가 손자며느리가 될 수 있다면, 그녀는 꿈에서라도 웃으며 깨어날 것 같았다. 이런 생각에 여희숙은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입을 가리고 몰래 웃기 시작했다. “우주야, 너는 그 소녀가 얼마나 훌륭한지 몰라. 나 하마터면 죽을 뻔했는데 그 여자아이가 구해 준 덕분에 살았어.” 할머니가 생명의 은인을 칭찬하는 것을 들으면서, 진우주의 머릿속에 다른 얼굴이 떠올랐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듣고 있다가 눈길을 답장이 없는 휴대폰 대화창에 돌렸다. 이 소녀는 다 좋은데 너무 차갑다. ‘지금까지도 답장이 없다니...’ “우주야, 내 말 듣고 있어? 딴생각 하는 거 아니야?” “할머니, 말씀하세요.” 진우주는 정신을 차리고 눈빛을 거두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정말 웃프네. 내가 그렇게 많이 말했는데 넌 한마디도 못 들었어? 난 왜 너 같은 호구 손자가 있는 거야! ” 할머니의 입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신선한 단어를 들은 진우주는 손을 들어 미간을 문지르며 고개를 돌려 성주원에게 분부했다. “앞으로 할머니 인터넷 좀 줄여.” “그건 안 돼! 난 인터넷 달인인데 핸드폰도 못 하고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여희숙은 곧 화를 버럭 내며 반박하다가 뭔가 떠올라 황급히 물었다. “우주야, 언제 김씨 가문에 가서 약혼녀를 만날 거야?” 진우주의 잘생긴 두 눈에 순간 냉기가 떠오르더니 침착한 목소리로 할머니의 말을 바로잡았다. “할머니, 전 약혼녀가 없어요.” “나 심장병이 진정된 지 얼마 안 됐다는 걸 잊지 마.” 여희숙은 손자가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을 예상하고, 곧 아픈 척 연기하며 위협하기 시작했다. “네가 다시 나를 화나게 한다면 또 발작을 일으킬지도 몰라.” 진우주는 어쩔 수 있다는 듯 한숨을 내쉬고 나서 화제를 돌렸다. “할머니, 푹 쉬세요. 전 할머니 생명의 은인 찾으러 가 볼게요.” 아니나 다를까 이 말을 들은 여희숙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빨리 그 여자애를 찾아줘. 우리 여씨 가문의 대물림 옥패를 나를 구해준 그 소녀에게 줬어. 그 애를 찾는다면 우주 네가 나를 대신해서 고맙다고 인사해. 그 소녀가 어떤 요구를 하더라도 반드시 들어줘야 해.” “알았어요. 할머니.” 병실을 나선 진우주는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낯선 사람이 가까이 가기 어려울 정도로 쌀쌀한 목소리로 분부했다. “할머니의 옥패를 가진 사람을 찾아. 원하는 건 최대한 들어줘.” 그녀가 할머니의 생명을 구했으니, 진씨 가문은 그녀를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다. 성주원이 공손히 대답했다. “네, 대표님.” 다시 휴대전화를 켜고 차갑게 대화장을 바라보던 진우주는 바로 이를 꽉 깨물었다. 차갑고 금욕적인 눈매에 사악한 기운이 감돌았다. ‘아주 좋아.’ 소녀는 여전히 한 글자도 그에게 답장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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