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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김씨 가문. “시아야, 아빠 엄마가 대신 그 사람들을 호되게 꾸짖었어! 앞으로 절대 이런 억울 한 일이 없게 해줄게.” 김준수와 심수정은 김시아의 옆에 앉아 애처로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결국 백화점에서 직접 사과했고 매니저와 종업원은 모두 해고되어 경성에서 쫓겨났다. 김시아는 이런 사소한 일에 신경 쓰지 않은 채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심수정이 부드럽게 말했다. “시아야, 연회에 참가할 때 입을 수 있게 엄마가 특별히 준비한 드레스야. 우리 예쁜 시아가 입으면 틀림없이 아름다울 거야!” 쇼핑몰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현장에서 드레스를 고를 마음이 없었던 심수정은 다른 스튜디오에 연락해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유미야, 이건 너를 위해 고른 거야.” 심수정은 김유미를 잊지 않았고 부드럽게 손짓하며 그녀를 위해 고른 드레스를 보여주었다. “이제 너와 시아가 함께 무대에서 연주하게 되면 다른 사모님들이 훌륭한 딸을 둘이나 둔 나를 얼마나 부러워할까!” 심수정이 고른 드레스 사진을 본 김유미의 안색은 삽시에 어두워졌다. '김시아에게는 최신식을 골라주었는데 나에게는 작년에 출시된 구식을 골라주다니. 편애가 대단하군!' “유미야, 왜 그래? 이 드레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 내 기억에 네가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였어.” 건강이 좋지 않아 외출이 적었고 또 평소에 화초 다듬기를 좋아하는 심수정은 드레스가 구식과 신식으로 나뉜다는 것을 모른 채 그저 김유미가 이 브랜드를 좋아한다는 것만 기억하고 특별히 골라주었다. 김유미는 불만스러웠지만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심수정의 팔을 껴안고 일부러 김시아 앞에서 애교를 부렸다. “고마워요. 큰어머니. 우리는 마음이 통했어요. 저도 이 드레스가 마음에 들었어요.” 김시아가 친딸이라고 해도 심수정과 자신이 더 친하다는 것을 일부러 보여주려 했다. 그러나 김유미의 이런 수작에 김시아는 아랑곳하지 않았고, 그녀의 태도는 오히려 김유미의 분노를 일으켰다.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야!” 김유미의 말에 기분이 좋아진 심수정은 김시아를 향해 부드럽게 말했다. “시아야, 모레면 너의 다섯째 오빠 은준이가 e-스포츠s 경기를 마치고 돌아올 수 있어.” e-스포츠s 경기라는 말을 들은 김시아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네, 알겠어요.” 심수정은 계속해서 부드럽게 말했다, “시아야, 은준이는 성격이 거칠어서 돌아온 후 너를 화나게 하면 우리한테 알려줘. 우리가 대신 단단히 혼내줄게.” “그럼!” 김준수도 머리를 끄덕였다. “시아야, 그놈이 널 괴롭힌다면 사당 앞에 무릎을 꿇게 할 거야.” ‘아무도 내 소중한 딸을 괴롭힐 수 없어! 그 다섯 놈이라도 안 돼.’ 이 말을 들은 김유미는 눈알을 굴리더니 이내 입가에는 잔잔하게 찬웃음을 지었다. ‘은준 오빠가 돌아오면 꼭 김시아를 미워하게 할 방법을 찾아야지.’ 김시아는 소파에 앉아서 게임을 했다. 하얗고 긴 손가락이 휴대전화 화면을 미끌어가는 모습은 유난히 보기 좋았다. 김유미는 경멸에 찬 눈길로 김시아를 바라보았다. ‘배운 것도 능력도 없는 바보! 파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게임을 할 여유가 있다니!’ 파티에서 깊은 인상을 주고 김시아를 억누르기 위해 김유미는 시간을 다그쳐 연습하려 했다. ...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초대를 받은 김시아는 무심결에 동의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이어폰을 통해 듣기 좋은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Rebir, 이제야 게임에 접속했군. 좋은 소식을 알려줄게. 이번 전국 e-스포츠 경기에서 우승했어! 잘했지?] [잘했어.] 김시아는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전국 대회에서 우승했으면 좋은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칭찬을 들은 김은준은 더욱 흥분하여 계속해서 말했다. [Rebir, 경성에 있다고 들었어. 마침 경기가 끝났고 수상식에 참가한 다음 모레면 경성에 돌아갈 수 있어. 집에서 여동생을 만난 후 시간 되면 우리도 만나볼 수 있을까?] [Rebir은 나의 반 스승이야. 내가 전국 대회에서 챔피언을 할 수 는 것은 Rebir 덕분이니 직접 만나서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 Rebir은 e-스포츠의 신화 같은 존재였다. 기술도 좋고 세계적인 결승전에서 여러 번 우승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후로는 자취를 감추었다. 젊고 경망스러웠을 때 김은준은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을 믿고 Rebir에게 도발했었으나 여지없이 졌다. 그 후부터 진심으로 탄복했고 심지어 두려워하기도 했다. “여동생?” 중점을 예리하게 포착한 김시아는 눈썹을 찌푸렸는데 원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다섯째 오빠라는 사람이 설마 이 사람일까...’ [그럼!] 김은준은 스스럼없이 말했다, [잃어버린 여동생을 찾았다고 아빠 엄마는 계속 빨리 돌아오라고 재촉해. 나는 급하지 않은데 엄마가 빨리 와야 한다고 강요했어!] 말은 이렇게 했으나 김은준은 이미 모레 경성으로 돌아가는 가장 빠른 항공편을 예약했다. [엄마가 여동생한테 선물도 준비하라고 강요했어! Rebir, 너도 여자애니 어떤 걸 좋아할 것 같아?] ‘모든 정보가 다 맞는군...’ 김시아의 예쁜 두 눈에는 어이없는 기색이 엿보였다. 김은준은 김시아의 이상한 반응을 눈치채지 못한 채 계속해서 물었다, [됐어. Rebir, 너한테 물어도 소용없을 거야. 내가 천천히 생각해볼게!] 김은준은 테이블에 가지런히 놓은 열 가지 선물을 만지며 고민에 잠겼다. ‘아예 이 선물을 다 줄까?’ [여자애는 역시 귀찮아. 내가 돌아간 후 꼭 오빠 행세를 해서 고분고분 말 듣게 길들일 거야. 무조건 내 말을 듣게 할 거야!] ‘무조건 네 말을 들어야 한다고?’ 조용히 김운준이 허풍떠는 것을 듣고 있던 김시아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오늘은 3시간 더 연습해.] [왜, 왜?] 이 말을 들은 김은준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Rebir, 3시간이나 더 연습하라니, 마음이 너무 독해...] ‘흑흑흑, 내가 무슨 말을 잘못했나? Rebir이 왜 벌주었을까?’ 김시아는 더는 그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접속을 꺼버리는 순간 카톡에 메시지 한 통이 뜬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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