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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장

김시아가 돌아오지 않았으면, 진씨 가문과의 혼사는 자연스레 김유미에게 주어졌을 것이다. 그러면 진우주에게 접근하려고 지금처럼 애를 쓸 필요가 없었다. 이런 생각에 김유미의 질투심과 증오는 점점 더 거세졌다. ‘네가 진씨 가문 사모님이 되는 건 절대 용납 못 해.’ ... 지각한다는 핑계로 급히 집 밖을 나온 김시아가 강진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보스, 저번에 알아보라고 했던 일을 알아냈습니다. 김씨 가문과 혼약을 맺은 가문이 진씨 가문이었습니다.” 말을 하다보니 강진은 문득 진씨 가문에서 파혼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보내온 천문학적인 금액이 떠올랐다. “그... 보스. 저희도 진씨 가문 쪽에 돈을 보낼까요?” 사과의 의미로 그 큰돈을 한 번에 내놓는 진씨 가문을 상대로 대체 얼마나 더 많은 액수의 금액을 지불해야 할지 강진은 가늠이 오지 않았다. “아니, 됐어.” “네? 그럼, 파혼 안 하실 생각입니까?” “응. 당분간은 그러려고.” “당분간이라뇨? 보스! 설마”진 대표님을 마음에 두고 계시는 건 아니죠? 잘 생기고 돈도 많은 건 맞지만 이렇게 쉽게 넘어가면 안 되죠! 보스, 다...” 강진의 흥분한 목소리에 김시아가 귀찮다는 듯 그의 말을 잘랐다. “쓸데없는 생각 그만해. 나 학교 가야 하니까 끊을게.” 반면, 매정히 끊긴 전화를 바라보며 강진은 깊은 고뇌에 빠졌다. 조만간 시집을 가게 될 김시아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는듯 했다.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넣으려던 김시아의 폰이 또 울리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안연호에게서 온 문자였다. [대표님, 김현호가 광고를 찍지 않겠다고 또 투정을 부리고 있습니다. 광고사 측에서 위약금을 물라고 하는데, 회사 쪽에서 위약금을 낼까요 아니면 광고를 계속 찍게 할까요?] 다른 연예인이었으면 안연호는 어떻게든 광고를 계속 찍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는 연예계에서도 제일 잘나가는 김현호인 데다, 회사 돈줄이었다. 그런 그의 심기를 건드려 김현호가 다른 회사로 옮기기라도 하는 날에는 큰일이었다. 그랬기에 안연호는 대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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