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장
경성대.
아침부터 많은 일이 있었던 탓에 김시아는 수업 바로 직전이 되어서야 강의실에 들어섰다. 막 자리에 앉으려던 순간 뒤에서 호통 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잠깐! 지각한 주제에 어디 감히 수업을 들으려고 하지? 당장 나가!”
“시아 오늘 끝났네. 재수도 없게 하필이면 총장님한테 걸려서.”
“그러니까. 똥 밟은 거지 뭐.”
학생들의 수군거리는 소리에도 김시아는 덤덤했다.
“저 지각 안 했는데요.”
“종소리 맞춰 들어온 것도 나한테는 지각이야!”
의학과 총장인 한재호와 조형민은 늘 앙숙이었다. 그런 한재호의 눈에, 조형민의 백으로 의학과에 들어온 김시아가 곱게 보일 리 없었다. 게다가 신미주가 옆에서 부채질을 하는 바람에 한재호는 날이 갈수록 김시아가 꼴 보기 싫었다.
“당장 교실에서 썩...”
한재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미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교수님, 죄송해요. 오는 길에 일이 좀 있어서 늦었어요.”
신미주를 바라보는 한재호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들어와. 다음부터 지각하지 말고.”
“감사합니다. 교수님.”
신미주가 잘난 체하며 김시아에게 도발적인 눈빛을 보냈다.
‘촌구석에서 올라온 주제에 조 총장님이 봐주면 뭐해?’
경성대에서 조형민과 한재호가 앙숙인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게다가 조형민이 학교에 없는 관계로 그 누구도 김시아를 도와주지 않을 거라고 신미주는 생각했다.
‘아직도 거기 서서 뭐해? 당장 나가라니까! 수업 방해하지 말고 어서!”
한재호가 또다시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김시아를 향해 큰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김시아는 눈썹을 치켜올릴 뿐, 한재호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기다린 다리를 거닐며 자리를 찾아 앉았다.
안하무인인 김시아의 태도에 한재호의 화가 치밀어 올랐다. 지금껏 그 어떤 학생도 감히 이런 태도로 자신을 대한 적이 없었다.
“조 총장이 봐준다고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여기가 어디라고 까불어! 여긴 의학과야! 짐 싸서 나가게 해줘?”
“네, 어디 한 번 해보세요.”
핏대를 세우는 한재호와 달리, 김시아는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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