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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장

‘구한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 걸 알고도, 오빠 성격에 날 만날 줄리 없잖아.’ “당연히 기억하지. 근데 걱정하지 마. 내가 오빠를 속일 일은 없을...” “알아서 처리해, 죽이지만 마.” 김유미의 목소리를 더는 듣기 싫었던 진우주가 전화를 끊으며 성주원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런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차갑다 못해 무섭기까지 했다. “네, 도련님.” 김씨 가문과 진씨 가문은 윗세대 때부터 두터운 친분을 이어왔었다. 그런 김씨 가문에 파혼 얘기를 꺼내야 했던 진우주는 줄곧 미안함을 느꼈었다. 그렇다고 김유미를 봐 줄 생각은 없었다. 진우주에게 있어서 사람을 죽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김씨 가문의 체면을 살려준 셈이었으니 말이다. ... 한편, 스타 엔터테인먼트. “큰어머니, 오디션 보기까지 아직 시간이 좀 있으니 우선 휴게실에서 쉬고 계세요. 제가 차 내올게요.” 어제저녁의 일로 김유미가 심수정에게 잘 보이려고 온갖 애를 썼다. 그럼에도 심수정의 태도는 어딘가 이상했고, 전처럼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여금 김유미는 김시아를 더 증오할 수밖에 없었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 휴게실을 나선 김유미는 김시아를 마주쳤다. 편한 옷차림에도 김시아의 미모는 가려지지 않았고, 오히려 힘껏 꾸민 김유미가 되레 촌스러워 보였다. ‘얼굴 하나는 더럽게 이쁘네. 하긴 그러니까 손지성이 영화에 출연해 달라고 애걸복걸하지. 내가 스타 엔터테인먼트 임원들의 마음에 드는 순간 넌 끝이야. 그때도 네 따위가 설 자리 있는지 어디 한 번 두고 보자고.’ “너랑 뭔 상관인데?” 김시아는 김유미를 거들떠보기도 싫어, 그냥 지나치려 했으나, 순순히 놓아 줄리 없는 김유미가 한발 앞서 길을 가로막고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김시아를 노려봤다. “역시 넌 내 계약 뺏으러 온 거야!” 김유미가 이토록 확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시아가 향하는 곳이 오디션을 보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어쩐지 학교에서 나랑 내기하자고 한다고 했어. 이게 다 나한테서 계약 뺏으려는 작정이었지? 너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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