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장
박도준은 밖으로 나가려다 말고 다시 돌아왔다.
예식장으로 들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집사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잔잔한 피아노 소리가 울리고 박도준은 무대 끝에 서서 드레스를 입고 천천히 걸어오는 강윤아를 바라봤다.
두꺼운 베일도 그녀의 웃음기를 가릴 수가 없었다.
박도준은 문득 박이서가 드레스를 입으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장난기 가득한 그녀는 어쩌면 드레스 대신 양복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강윤아처럼 사뿐히 그에게 걸어오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걸음으로 씩씩하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강윤아의 수줍은 미소가 아닌 눈부시게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다정하게 그의 팔짱을 낄 것이다...
환상에 푹 빠져버린 박도준은 사회자가 혼인서약을 할 때, 신부 강윤아와 평생 함께할 것을 맹세하냐고 물을 때 그만 본능적으로 박이서 이름 석 자를 내뱉고 말았다.
마침 마이크를 잡고 있어서 목소리가 예식장에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하객들은 화들짝 놀라더니 쉬쉬거리기 시작했다.
박이서는 박씨 가문의 양딸인데 왜 뜬금없이 그녀의 이름을 부른 걸까?
앞에 앉아계시던 양측 부모님들도 안색이 굳어버렸다.
박정훈 부부는 착잡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아들 녀석이 하필 이토록 중요한 타이밍에 실수를 해버리다니...
강윤아의 부모님도 언짢은 얼굴로 박정훈 부부를 쳐다보며 얼른 해명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무대 위에서 신랑이 박이서 이름을 외치는 순간 강윤아는 사색이 되어 치맛자락을 꽉 잡았다.
그녀는 정처 없이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도준 씨 지금 뭐라는 거야?”
그녀는 박도준의 손을 잡고 얼른 정신 차리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이 관문만 넘기면 둘은 곧 신혼부부가 될 텐데 왜 하필 이 타이밍에 박이서 이름을 외친 걸까?!
한편 박도준도 예전 같았으면 재빨리 정신을 가다듬고 가벼운 조크라면서 자연스럽게 흘려 넘겼을 테지만 오늘은 무대 아래의 하객들만 빤히 쳐다봤다.
낯선 분들, 지인분들, 모두가 함께한 자리에서 다들 의아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지만 유독 박도준이 찾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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