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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박씨 가문과 강씨 가문의 결혼식은 강주의 빅이슈가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찌감치 예식장에 도착해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다만 차에 탄 박도준은 좀처럼 기뻐할 수가 없었다. 아침에 문 앞에서 본 박이서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움찔거리고 영문도 모른 채 불안감에 휩싸여야만 했다. 꼭 마치 무슨 큰일을 놓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먼저 도착한 강윤아가 신난 마음으로 신부메이크업을 받고 있었다. 함께 온 친구들이 그녀 옆에 둘러싸여 예쁘다고 칭찬을 남발했다. 이때 박도준이 드디어 안으로 들어왔다. “윤아야, 도준 씨 왔어!” 친구의 말을 들은 강윤아는 허리를 곧게 펴고 예쁜 표정을 지어보려고 했다. 정장 차림의 박도준을 본 순간 강윤아는 수줍어서 고개를 살짝 숙였다. 다만 그녀의 속마음은 더할 나위 없이 흥분되고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이제 드디어 도준 씨랑 결혼하는 거야!’ 메이크업을 마친 후 두 사람은 나란히 웨딩카를 타고 예식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서 강윤아는 줄곧 옆에 있는 이 남자를 살펴봤다.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박도준은 아까부터 줄곧 결혼식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박도준의 옷소매를 살짝 잡아당기며 말했다. “도준 씨...” 그제야 박도준도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바라봤다. “응. 왜?” “무슨 기분 나쁜 일 있어? 왜 이렇게 안 즐거워 보이지?” 평소라면 그녀도 이런 것들에 딱히 신경 쓰지 않겠지만 오늘은 결혼식 날인데 신랑이 넋이 나가 있다는 건 실로 이상할 따름이었다. 박도준은 미간을 문지르곤 가볍게 웃었다. “어젯밤에 긴장해서 한숨도 못 잤거든.” 강윤아는 그제야 잡생각을 접고 그의 어깨에 가볍게 머리를 기댔다. 호텔에 도착한 후 박도준은 그녀를 신부대기실까지 안고 가서 한참 얘기를 나눈 후에야 문밖을 나섰다. 아침에 박이서한테 꼭 미리 와달라고 했으니 이제 그만 집사에게 분부하여 그녀를 불러올 때가 되었다. 박이서가 나타나기 전까지 그는 이 불안함을 종식시킬 수가 없었다. 그녀가 오면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강윤아가 새언니이니 아무리 불만이 많아도 절대 강윤아 앞에서 티 내지 말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강윤아가 박씨 저택에 들어와서 지낸다고 해도 박이서는 여전히 집에서 지내도 되니 이사할 필요가 없다고 전해야 할까? 그것도 아니면 본인은 비록 결혼했지만 박이서를 영원히 여동생처럼 대하겠다고 해야 할까? 수많은 내용을 쥐어짰고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도 다 준비했지만 정작 홀로 나타난 집사를 보고 있자니 하려던 말이 싹 다 사라졌다. 박도준은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서는요?” 집사는 입을 열었지만 차마 어떻게 말을 전해야 할지 몰랐다. 박도준의 분부를 받고 박이서를 찾으러 갔을 때 집사는 마침 위층으로 올라오는 박정훈 부부와 마주쳤다. 박정훈 부부는 집사가 박이서를 모시러 간다는 말에 시계를 들여다보았는데 지금쯤이면 그녀는 비행기 안에 있을 듯싶었다. 한편 결혼식이 곧 시작될 테니 이때 만약 박도준이 그녀를 찾아 나선다면 예식까지 지체될 게 뻔했다. 박정훈 부부는 집사더러 박도준에게 거짓말을 둘러대라고 시켰다. 이서가 갑자기 다리가 아파서 집에 돌아가 쉬고 있다고 대충 둘러대게 했다. 박도준을 속이기 위해 박정훈 부부는 또 이전에 박이서가 썼던 쪽지까지 챙겨왔다. 이 쪽지는 그녀가 다 썼지만 미처 박도준에게 전하지 못한 쪽지였다. 위에는 그녀의 필체가 확실했고 몸이 아파서 먼저 집에 간다는 내용이었다. 박도준은 여전히 어딘가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이제 막 물어보려고 하는데 옆에 있던 사회자가 예식이 곧 시작되니 신랑은 입장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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