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화
"네, 사무실은 36층에 위치해 있어요." 조현영은 답했다.
"빌린 거야?"
"네, 전체는 아니고 절반만 빌렸어요."
"절반?" 임동현은 소리를 높여 물었다.
그의 어조에 뒤따르던 사람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혹시 대표님이 화 난 건가?
우리가 돈을 너무 무작위하게 쓴 다고 생각하는 건가?
하긴 백명도 넘게 수용할 수 있는 한 층수의 절반을
마흔 명이 좀 넘는 직원들이 사무실로 사용하는 건 좀 사치인긴 하니까
게다가 어떤 회사들은 같은 공간에 이백 명도 넘는 직원들을 꽉꽉 채워서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니 우리 대표님이 화날 만도 하지.
겉보기엔 호탕해 보이더만 은근히 인색하단 말이지.
연말 두배 보너스는 기대하지도 말아야 겠다.
"현영씨, 내가 했던 말 벌써 잊어버렸나 보네." 임동현은 짜증을 내고 있었다.
순간 조현영은 어리둥절해졌다.
그녀는 허락도 없이 돈을 마구 사용하여 임동현에게 꾸지람을 들을 줄 알았지만 다시 고민해 보니
임동현은 이깟 돈으로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화를 낼 성격도 아니고 하니
어떻게 답변을 해야 할지를 몰라 말문이 막혀 버렸다.
다른 부하 직원들도
겁에 질려 있었고
대표님이 첫만남부터 엄포를 놓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물이였네
친절한 대표님을 뒀다고 임동현을 행운이라고 여겼던 그들은
대표급의 인물들은 다들 양탈을 쓴 늑대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조현영이 답을 하지 않자 임동현은 말을 덧붙였다. "현영 씨, 이따가 건물 주인한테 여기 건물 매물로 팔 수 있는지 가서 물어봐봐, 팔 수 있다면 내가 사 들일 거거든. 우리 동래 글로벌은 앞으로 전 세계로 업무를 늘릴 건데 반층을 사무실로 사용하는 건 쪽팔려서 안 돼."
임동현이 말을 마치자
직원들 모두 표정이 굳어버렸다.
조현영도 어안이 벙벙해져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이건 너무 호화롭잖아?
마흔 명이 조금 넘는 직원들의 사무실로 60층이나 되는 건물을 바로 사 들인다고?
조현영이 거금으로 스카우트해온 각 업계의 엘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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