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93화
공호천도 먼발치에서 고개를 들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두 눈은 이미 생기를 잃었고 눈빛마저 흐릿해진 채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 순간, 그에게 성원계를 대표하는 여섯 명의 천교이자, 공씨 가문 후계자 서열 1위로서의 자부심과 도도함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지금까지 공호천은 항상 자신감이 넘쳤고 사람들에게 날카롭고 예리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높은 곳에서 천하를 깔보는 듯한 거만한 기운을 풍기고 다녔다. 마치 하늘 아래 자기를 이길 사람은 없는 듯 오만했다.
하지만 지금의 공호천은 퇴폐해 보였다. 그의 자신감과 도도함은 임동현이 진성급 전력을 드러내는 순간 와르르 무너졌다. 한때 그가 자부심을 가졌던 모든 것들이 임동현 앞에서는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어졌다.
공호천도 잠시나마 자신감을 되찾고 임동현의 발걸음을 쫓을 생각을 했고, 언젠가는 상대를 넘어 그를 밟을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금세 불가능하고 비현실적인 생각인 것을 알아차렸다.
두 사람의 실력 차이가 너무 컸다. 하나는 반보성인 경지이고 다른 하나는 성인 경지의 진성급 고수였다. 그 차이는 하늘과 땅에 가까웠다. 지상에 있는 산봉우리가 아무리 높아도 하늘에 닿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공지웅은 절망하고 포기했다. 그는 더 이상 어떤 길을 선택하고 걸어가야 할지 몰랐다. 어쩌면 평생 임동현의 그늘에서 아무런 발전 없이 늙어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서부터 자신만만했던 사람이 한순간에 자신감을 잃게 되면 대부분은 그대로 주저앉아 다시는 일어날 수 없게 된다. 도심을 어지럽히는 심마를 극복해야만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심마는 쉽게 극복되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 공호천이 심마를 극복하는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바로 임동현이 그의 앞에서 죽는 것이었다. 하지만 진성급 고수가 반보성인 경지 고수 앞에서 죽을 리는 없을 것이다.
지금은 오직 한 가지 가능성만 있다. 그건 공씨 가문의 성왕급 고수가 임동현을 반쯤 죽이고 공호천 앞에 던져놓으면 공호천이 임동현에게 마지막 일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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