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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장

앞을 내다보며 뼈가 선명한 손가락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는 육진우가 재차 입을 열었다. “윤미담한테 신세를 졌으니 이번에 합작건으로 은혜를 갚고 있는 거예요.” 왜 자신한테 이런 해명을 하고 있는 건지 의아하기만 한 임지연은 머릿속이 복잡하기만 했다. 그녀는 항상 열등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육진우의 신분이 보통인 것도 아니니 그녀는 자신이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저기, 육진우 씨, 그 사실을 지금 왜 저한테 설명하고 있는 거예요?” 임지연이 물었다. 육진우는 자신이 괜한 설명을 한 것만 같아 입가에 자소적인 웃음이 번지고 있었다. “별 뜻 없어. 그냥 법적으로 아내인 그쪽한테 알려주고 싶었어.”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임지연은 그저 묵묵히 응답하고 있었다. 차 안은 잠시 침묵이 흘렀다. 잠시 후 제인스 그룹 아래에 차가 세워졌다. 일찌감치 배웅을 나와 있었던 윤미담은 육진우의 차가 도착하자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선배!” 말을 마치고 난 그녀는 차 안에 있는 임지연을 확인하고 표정이 살짝 굳어지더니 이내 침착해졌다. “선배! 임지연 씨랑 금술이 좋네요! 일할 때마저도 데리고 다니고요!” 육진우는 임지연의 안전벨트를 풀어주며 답했다. “계약서는 다 준비했어? 문제없으면 서명할게.” 차에서 내려온 임지연은 윤미담이 육진우한테 마음이 있다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 뜨겁고도 은근한 눈빛은 너무나도 뚜렷하게 느껴졌으니 말이다. 그녀는 육진우가 왜 자신을 데리고 나온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필경 윤미담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걸 육진우도 분명 알아채고도 남았을 것이다. 아마도 나를 방패막이로 사용하고 있는 건가 보다. 임지연은 자신도 모르게 쓴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뭐 어쩌겠는가! 그녀와 육진우는 애초에 협의결혼이고 할아버지 병세가 조금 나아진 뒤 병원을 옮기고 나면 그녀와 육진우의 혼인도 끝나게 된다. 어차피 연극이잖아! 뭐가 대수야! 임지연은 옅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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