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장
만약 그녀의 아들이 결혼계획이 있는게 아니라면 그녀는 틀림없이 자신의 아들에게 소개했을 것이다.
소은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양명희의 뜻을 못 알아듣는 척했다.
“알았어요. 그럼 군부 구역에 갔다가 민준혁 씨를 만나면 얘기할게요.”
지금 그녀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학교 문제였다. 만약 정말 고등 학교에 접수되지 못하고 그녀가 학적과 호적이 진안시에 없는 문제 때문에 진안시에서 대학 입시 시험을 볼 수 없다면 그녀는 중학교만 졸업한 셈이 된다.
돈이 많지만 쉬운 일을 찾기는 정말 어렵다.
그래서 다음날 8시가 넘어서 그녀는 방을 모두 정리하고 민씨 가문으로 갔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민용수가 모처럼 집에서 쉬고 있었다.
민지영이 이렇게 촉박하게 박승아를 집에 데려와 민준혁에게 보여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소은혜의 최근 행동과 준혁이를 대하는 태도와 말들이 자신을 민씨 가문의 며느리로 여기는 듯했다.
그와 진영자도 두 사람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에둘러 말했으나 단순하고 순박한 은혜는 민씨 가문이 그녀를 진안시로 데려온 것이 시집오라고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듯싶었다.
생각이 조금도 바뀌지 않자 민용수는 어쩔 수없이 이런 결정을 내렸는데 은혜가 쓸데 없는 생각으로 더 깊이 빠져들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문 밖에서 오수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령관님, 은비 왔어요.”
“아저씨, 안녕하세요. 오늘 교장 선생님과 숙모 모두 외출해야 해서 집에서 밥을 안 드신대요. 그래서 왔어요.”
소은비는 거실로 들어가 머리에 수건을 둘렀다. 얼굴이 햇볕에 빨갛게 달아오른 채 땀방울이 뺨에서 흘러내렸는데 딱 봐도 버스 타는 돈이 아까워 걸어온 것이 분명했다. 그런 모습에 민용수는 마음이 아파 소은비에게 먼저 물을 마시고 서재에 와서 학교 이야기를 하라고 했다.
“송 교장과 양명희 씨가 점심시간에 집을 비웠으니 여기서 점심 먹고 들어가.”
민용수는 의자에 앉아 잠시 머뭇거리다가 웃으며 물었다.
“은비야, 준혁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예전에 민준혁과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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