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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장

‘그럴 리가 없는데. 만약 두 사람이 이전에 만난 적이 없다면 준혁이가 이렇게 성급하게 관계를 확정 짓는 건 너무 무모한 일인데. 한 번 만난 것으로 연애 관계를 확정할 수는 없는 법이잖아.’ 게다가 그들이 작은 숲에서 대화한 시간도 그리 길지 않았다. 수박을 사고 바로 돌아와 같이 있었던 시간도 얼마 안 됐다. 소은비는 원래 자신이 갖고 있던 평판이 쉽게 믿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또한 소은혜가 그녀를 이간질하며 편히 지내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하여 이는 소은비에게는 중요한 시험이었다. 그녀가 진안시에 남을 수 있는지의 결정적인 진급전이 될 것이었다. 내일 그녀가 요리를 하기로 한 것은 소은혜가 그녀가 요리를 못 할 것이라 확신해서 민씨 가문이 그녀를 고향으로 돌려보내게 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은혜는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소은비는 양명희의 뜻에 따라 대답했다. “이모, 저는 민 단장님이랑 모르는 사이예요. 하지만 오늘 점심에 단장님을 엘리베이터까지 모셔다드릴 때 이 일을 저한테 말했어요. 하지만 저는 송씨 가문의 가정부이기 때문에 두 분의 허락이 필요해요.” “민혁이가 널 작은 숲으로 데려간 이유가 이걸 말하기 위해서였어?” 양명희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일이 흘러가자 당황스러웠지만, 모든 궁금점이 풀리긴 했다. “맞아요.” 소은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연한 거 아니냐는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점심에 있었던 일을 양명희도 다 본 상황이니 그녀는 그럴듯하게 꾸며 나가기로 했다. “단장님은 정말 효자세요.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요리 레시피를 써달라고 하시면서 집에 가정부한테 만들게 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제서야 민준혁이 소은비를 데려다주고 수박을 옮겨준 게 이해가 됐다. 비록 양명희는 약간 실망했다. ‘준혁이가 은비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야, 민혁이가 은비한테 접근하는 방법일지도 몰라.’ 아무래도 점심에 민준혁이 소은비한테 돼지고기를 먹여주는 장면을 똑똑히 보았으니 그렇게 생각할 만도 했다. “너도 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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