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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장

‘소은비가 스스로 위험에 뛰어든 거야. 걔 허영심과 자존심 덕분에 초등학교 때 내 그림을 훔쳐 선생님에게 그 작품이 자기가 그린 거라고 자랑한 탓이지.’ ‘민씨 가문은 절대 걔 얕은 수에 걸려들지 않아.’ 하지만 소은혜는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소은비를 변호하고 있었다. 오수미는 마음속으로 소은비를 불쌍히 여겼다. 그녀는 민씨 가문에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민씨 가문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며 스스로 관계를 정리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김미자에게 민씨 가문에 기숙하며 공부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 결국... 한편 민용수가 서재에 들어가 진영자의 뜻을 전화로 민준혁에게 전하며 한 마디 덧붙였다. “오늘 점심 정말 은비가 만든 거 맞아?” 민준혁이 갔을 때는 이미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러나 송 교장님 댁의 이전 가정부는 이미 떠난 상태라 소은비 외에는 다른 사람이 있을 수 없었기에 그는 확신에 차서 대답했다. “네.” “좋아. 그럼 내일 송 교장님 댁에 가서 은비한테 반나절만 휴가를 줄 수 있는지 물어봐.” 전화를 끊은 민준혁은 계속 전화기를 잡고 있었다. 이 순간 그의 눈빛은 차갑고 어두웠다. 오늘 소은비와의 관계를 명확히 하지 않았기에 송민철과 양명희는 그와 소은비가 모르는 사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도저히 어떤 이유를 대야 할지 몰랐다. ‘은비가 아버지가 소개한 소개팅 상대라고 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이유는 적절하지 않았다. 의자에 앉아 군 병원 퇴근 시간이 가까워질 때까지 고민하던 민준혁은 결국 전화를 걸어 송의준에게 자신의 의도를 설명했다. 그리고 송의준은 퇴근 후 이 일을 송민철한테 이야기했다. “아빠, 민 단장이 내일 할머니의 생신인데 오늘 점심에 우리 집에서 은비 씨가 만든 요리를 먹고는 은비 씨를 반나절만 빌려 할머니에게 저녁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내일 마침 우리는 민하 부모님과 결혼 날짜를 논의할 예정이니까 그렇게 해.” 이때 대나무 의자에 앉아 선풍기를 쐬고 있던 송민철과 양명희는 서로 시선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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