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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잡이여우 잡이
By: Webfic

제4장

“내 개가 되는 건 어때?” 진태평은 높은 곳에서 천하의 백성을 굽어보는 듯한 기세를 보였다. 지난 3년 동안, 진태평은 사람을 구한 적도 죽인 적도 있다. 의술과 무예를 거의 신의 경지에 가까운 후천지경에 이르렀을 때 그의 심경은 3년 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집안이 망한 것을 알았을 때 그의 마음은 더욱 돌처럼 차가웠고, 지금은 충성스럽고 망설임 없이 사람을 무는 개가 정원을 돌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진구가 바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네, 주인님.” 진구는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대답했다. 용인를 떠난 후, 진태평은 택시를 타고 해천성으로 향했다. 해천성은 유명한 부자 동네였는데 유단비의 집이 바로 그쪽에 있었다. 하지만 초인종을 아무리 눌러도 아무도 나오지 않아 진태평은 30분 가까이 기다린 뒤 자리를 떴다. “살려주세요, 할아버지가 쓰러졌는데 누구 없어요?” 막 강변에 이르렀을 때 멀리서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가 들렸다. 의사의 본능적인 반응으로 진태평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보았더니 한 노인이 쓰러져 있었다. “빨리, 빨리 응급 전화 좀 해줘요, 저 가서 차 갖고 올게요.” 곁에 있던 묘령의 여자는 도와주러 달려온 진태평을 힐끗 보고 감격하며 말했다. “병원에 가면 안 돼요.” 진태평은 한 손으로 노인의 손목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노인의 눈꺼풀을 들어 올리더니 눈썹을 찌푸렸다. “왜요?” 강유이는 이해할 수 없었다. “5분도 안 남았거든요.” “아니, 왜 우리 할아버지 저주해요? 고혈압이 도진 건데 그렇게 심각해요?” 강유이는 얼굴이 하얗게 질란 챠 진태평의 뺨이라도 한 대 때리고 싶었다. “조용히 옆에 서 있어요. 내가 시침하는데 방해하지 말고.” 여자의 분노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진태평은 손가락에 낀 은색 반지를 빼서 홱 잡아당기자, 반지는 마술처럼 길이가 무려 아홉 자나 되는 은침으로 변했다. “...” 강유이는 멍해졌다. 슥! 은침은 노인의 심장을 세 자나 깊게 찔렀다. 강유이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정말 의사가 맞는지 의심했다. 은침을 찌른 후 진태평은 가지고 있던 작은 칼을 꺼내어 노인의 엄지손가락을 살짝 벴다. 그러자 검은색의 걸쭉한 피가 빠르게 솟구쳤다. “저기요, 뭐 하는 거예요? 왜 우리 할아버지를 해치는 거예요, 그만 해요!” 상황을 지켜보던 강유이가 나서서 말렸다. 집안의 개인의사나 병원의 전문가인 교수님도 이렇게 병을 치료한 적이 없다. ‘할아버지를 해치려는 게 틀림없어. 경쟁자가 보낸 나쁜 놈일 거야!’ “할아버지를 죽이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있어!” 진태평은 손을 뿌리치며 여자를 밀치더니 고개를 돌려 노려보았다. 그는 치료 중에 방해받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 “뭐야...” 강유이는 숨이 막혀왔지만 진태평의 차가운 눈빛과 마주치자 이내 입을 다물었다. 열 손가락을 연속으로 피를 딴 후에도 진태평의 동작은 멈추지 않았다. 노인의 두 손을 잡고 힘껏 피를 짜내자 불과 3, 4분 만에 바닥이 온통 시뻘겋게 물들었다. 곧 노인은 점차 안색이 좋아지고 호흡도 고르게 되었다. “할아버지...” 가족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 강유이는 참지 못하고 다시 달려들었다. 할아버지는 좋아지셨지만 깨어나지는 않았다. “젠장!” 그때 진태평이 뒤를 돌아보며 또 노려보자 강유이는 입을 삐죽 내밀고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진태평은 아무도 없는 듯 땅바닥에 엎드려 한 손으로 은침을 살짝 꽂더나 노인의 심장에 귀를 대고 갑자기 고함을 질렀다. “일어나!” 그러더니 은침을 빼냈다. "어... 나, 또 병이 도졌어?” 신기하게도 은침을 빼는 동시에 두 눈을 뜬 노인의 목소리는 허약하고 피곤했지만 또렷했다. “어르신, 앞으로 그렇게 느끼하게 드시지지 마세요. 이러다 혈관이 터지겠어요.” 진태평은 조금도 놀라지 않고 노인에게 당부하면서 닦은 은침을 몇 번 만졌다. 그러니 은침은 다시 반지가 되었고 진태평은 반지를 손에 끼었다. 강유이는 멍해졌다. “총각, 목숨을 구해 줘서 고맙네.” 강문성은 천천히 일어나 진태평을 훑어보며 미소를 지었다. “총각 이름이 어떻게 되는가?” “진태평입니다.” 진태평은 이름을 남기고 나서 말했다. “눈에 보여서 한 일이니 고마워할 필요 없습니다. 그럼 저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겠습니다.” 유단비를 찾아 따져 묻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진태평은 말을 마친 후 만류에도 불구하고 성큼성큼 떠났다. 그녀의 집에서 찾을 수 없다면 병원에 가서 그녀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진태평, 진태평, 태평성세, 좋은 이름이네.” 강문성은 중얼거리며 강유이의 부축을 받아 일어섰다. “유이야, 저녁 먹기 전에 진태평의 모든 정보를 알아야겠어. 생명의 은인에게 은혜를 갚지 않으면 안 돼.” “네.” 강유이는 마음을 추스르며 대꾸했다. “우리도 돌아가자.” 할아버지와 손녀는 천천히 해천성 옆 별장으로 들어갔다. ... 진태평은 겨우 택시를 잡아타고 병원으로 가달라고 기사님에게 말했는데 어머니 유옥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엄마, 왜 그래요? 기다리지 말고 밥 먼저 드세요...” 점심시간이 가까워져 오자 진태평은 어머니가 자기에게 집에 돌아가라고 재촉하는 줄 알았다. “태평아, 너 지금 시간 있어?” 그러나 전화기 너머의 유옥자는 당황하고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께 식사를 가져가야 하니 멀지 않으면 너 빨리 유치원에 다녀와. 송이가 유치원에서 다른 아이와 싸웠는데 심각한 것 같아. 선생님이 부모님 당장 오라고 하는데 지금 시간이 없어” “싸웠다고요?” 진태평은 눈살을 찌푸렸다. ‘유치원생들이 말다툼을 벌이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왜 학부모까지 부르는 거지?’ 하지만 송이의 건강을 생각해서 진태평은 알았다고 대답했다. “엄마, 걱정하지 말아요. 나 송이 유치원 근처에 있으니 금방 갈게요. 가 보고 다시 전화할게요.” 전화를 끊고 난 진태평은 운전 기사에게 라라유치원으로 차를 돌리라고 했다. 라라유치원 원장실은 지금 더없이 시끄럽고 긴장된 분위기였다. “이 개자식의 부모님은 어디 있어? 왜 아직도 안 와? 젠장, 감히 이 하진표의 아들을 때리다니. 개 같은 목숨이 필요 없나 봐?” 배가 불뚝 나온 하진표는 담임 선생님 소시아의 품에 안긴 송이를 가리키며 소리질렀켰다. 송이의 얼굴에는 빨간 손바닥 자국이 하나 생겼는데 억울하게 눈물을 계속 흘리고 있었다. “전 때리지 않았어요. 쟤가 장난감 빼앗으려다가 넘어진 거예요.” 송이는 사람을 때리지 않았다고 꿋꿋하게 주장했다. “이런!” 하진표는 송이가 이렇게 고집을 부릴 줄 몰랐다. “이 개자식, 계속 거짓말할래? 그냥 확 죽여 버릴까? 젠장, 내 아들이 장난감을 원한다는 건 너에게 체면을 준 거야. 어디서 주제도 모르고 지랄이야!” “아버님, 말조심하세요!” 소시아는 안색이 확 변했다. 그녀는 담임 선생님이라 반 아이들이 어떤 성격인지 훤히 알고 있었다. 송이는 항상 반에서 착한 아이였고 남을 가장 잘 배려했는데, 어떻게 사람을 때릴 수 있겠는가 말이다. 오히려 하진표의 아들이 집안의 권력과 세력을 믿고 학교 첫날부터 투정을 부리며 다른 아이들과 싸웠고, 여학생들에게 뽀뽀했으니 가정교육이 형편없었다. “선생님, 제 아들이 머리를 이렇게 크게 부딪쳤잖아요. 지금 다친 애는 제 아들이에요!” 하진표는 눈을 찌푸리고 소시아를 노려보았는데 매우 위협적인 눈빛이었다. “그래요. 소시아 선생님, 속은 거 아니에요? 진송은 딱 봐도 착한 애가 아니에요. 친구들끼리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게 어때서요? 장난감 때문에 친구를 밀 필요가 있어요?” 옆에 있는 원장도 하진표를 거들고 있었는데 그것은 하진표가 부자일 뿐만 아니라 동네 건달들이니 건드릴 수 없기 때문이었다. 반면 진송은 평범한 가정의 아이라 미움을 살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원장님...” 소시아는 마음속에 분노가 이글거렸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선생님이 될 수 있단 말인가? 그녀는 매우 실망했다. “됐어. 아무 말도 할 필요 없어. 빨리 전화해서 이 개자식의 부모에게 배상하라고 재촉해. 오늘 400만 원을 가져오지 않으면 그냥 못 넘어가!” 눈치 빠른 원장이 편들어주자 하진표는 더욱 득의만면하여 송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참, 얘는 유치원에서 내보내!” “누구보고 개자식이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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