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장
“갔어?”
연준호는 안이서가 서 있던 자리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까 밖에서 잠시 봤을 때 안이서는 연한 녹색의 긴 소매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비록 키는 작았지만, 그 나름의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풍기고 있었다.
그러자 허연우는 과일차를 한 잔 따라 연준호에게 건네며 말했다.
“인사팀에서 일 처리 잘했어요. 고승민에 대해서도 확인해 봤는데 꽤 속이 좁은 인간이더라고요. 학교 다닐 때도 평판이 그리 좋지 않았어요.”
연준호는 허연우가 건넨 과일차를 한 모금 마셨다. 과하지도 않고 너무 달지도 않아 아침에 안이서가 준비해 준 과일차처럼 딱 좋은 맛이었다.
“인사팀에 앞으로 제대로 신경 쓰라고 해. 아무나 막 데려다 쓰지 말고. 우리 연성은 쓰레기장이 아니야.”
한마디 훈계를 남긴 후 연준호는 과일차를 들고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갔다.
한편 안이서와 백지효는 차를 타고 가게로 돌아가 다시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택배가 도착해 털실을 한 상자 가득 받았다. 안이서가 만드는 털실 인형과 장식품은 날이 추워질수록 더 잘 팔렸고 심지어 컵 커버도 인기가 많아지면서 빨리 작업을 해야 했다.
한창 털실을 정리하던 중 가게 문이 열리며 몇 명의 남자가 들어왔다. 안이서는 고개를 들어 그들을 보자 순간 얼굴빛이 변했다.
“이창준?”
안이서는 오랫동안 고향에 내려간 적이 없지만, 마을 이장의 아들 이창준의 그 재수 없는 얼굴과 비열한 표정은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었다.
“오우! 이거 우리 와이프 가게 아닌가? 참 우연이네!”
이창준은 마치 우연히 안이서의 가게를 발견한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들어섰다.
백지효는 이창준과 그 일행이 의도가 불순하다는 것을 직감하고 재빨리 카운터 아래에서 팔 운동기를 꺼내 손에 쥐었다.
이 순간 안이서도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침착하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세상에 우연이 그렇게 많겠어? 이창준, 남자가 돼서 할 말 있으면 그냥 해.”
이창준은 마을 이장 아들로서 어릴 때부터 거만하고 건방지게 자라 눈에 뵈는 게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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