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장
요즘 날씨가 쌀쌀해져 얇은 이불을 덮어주면 덮지 않은 것과 다를 바가 없어 안이서는 그가 거실에서 자다가 감기에 걸리면 어쩌나 걱정했다.
결국 고민 끝에 결국 연준호의 방으로 가서 그의 이불을 가져오기로 마음먹었다.
다행히 연준호는 방에 잠금장치를 하지 않아 안이서는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이건 그녀가 처음으로 연준호의 침실을 들어온 거였다. 들어서자마자 차가운 분위기가 느껴졌고 방 전체가 검은색, 흰색, 회색의 단조로운 색조로만 꾸며져 있었다.
안이서는 이런 색감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인터넷에서 여러 장식품을 주문했고 아마 내일쯤 도착할 예정이었다.
물론 연준호의 침실을 건드릴 생각은 없었지만, 집 안의 다른 공간만큼은 자신이 마음대로 꾸며도 됐다.
이불을 가지고 내려와 연준호에게 덮어준 뒤 창문까지 다 닫고 나서야 안이서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아침 연준호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통증 속에 눈을 떴다. 그리고 몽롱한 상태로 어젯밤 일을 떠올려 보았다.
그는 분명히 회식에서 술을 많이 마셔 허연우가 그를 집까지 데려다주었고 안이서가 자기를 여러 번 불렀던 기억이 났다. 시끄럽게 머리를 울리던 그녀의 목소리가 기억났지만, 그는 대꾸하지 않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거실에 놓여 있는 꿀물 잔을 보니 기억이 틀리지 않은 듯했다.
그런데 순간 덮고 있는 이불을 보고 안이서가 자신의 방에 들어가서 이불을 가져온 것이란 걸 알아챘다.
‘안이서가 내 방에 들어갔다고?’
연준호는 순간 긴장하며 일어나려다가 뒤에서 들려오는 안이서의 목소리에 멈췄다.
“어머, 준호 씨 깼네요. 머리 많이 아프죠?”
그녀의 장난스러운 말투가 연준호를 약간 열받게 했다.
안이서는 그의 반응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해맑게 웃으며 귀여운 머그잔을 건넸다.
“준호 씨, 혹시 어젯밤 제가 준호 씨 신성한 침실을 어떻게 침범했는지 방에서 뭘 했는지 궁금하죠?”
연준호는 침실과 서재, 그리고 사무실 같은 사적인 공간에는 중요한 물건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편이었다.
저택에서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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