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장
연준호는 매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앞서 이틀은 안이서가 막 이 집에 들어온 상황이라 혹시 무슨 일이 있을까 봐 일찍 들어왔지만, 오늘은 회식이 늦게 끝나 집에 오니 이미 자정을 넘긴 시각이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슬리퍼로 갈아 신은 연준호는 술기운에 살짝 몽롱한 상태였지만, 문 앞에 켜져 있는 조명을 보고 멈칫했다.
아침에 나갈 때 조명을 켜두지는 않았을 텐데...
“준호 씨? 이제 왔어요?”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들자 안이서가 얇은 잠옷을 입고 계단 근처에 서 있었다.
‘아, 맞다. 나 와이프 데려왔었지.’
안이서는 멀리서도 연준호에게서 풍겨오는 진한 술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녀는 술 냄새를 몹시 싫어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술만 마시면 소현정과 심하게 싸우곤 했다.
비록 소현정이 친엄마는 아니었지만, 그런 가정환경 속에서 자란 안이서에게 술은 언제나 불편하고 싫은 존재였다.
하지만 연준호는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으니 술자리도 많고 오늘도 어쩔 수 없는 회식이었을 테니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안이서는 그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휘청이는 연준호를 부축하며 마치 작은 토끼가 큰 늑대를 돕는 것처럼 안간힘을 쓰며 그를 붙잡았다.
“준... 준호 씨... 제발 좀 혼자 걸어봐요!”
안이서는 연준호의 모든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웠기에 힘이 풀리기 전에 귀띔해 줘야 했다.
“미... 미안해...”
연준호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비틀거리며 소파까지 겨우 걸어갔다.
그 무게에 안이서도 덩달아 소파에 주저앉았다. 순간 가까이 다가가자 안이서는 그가 내뿜는 강한 술 냄새가 코를 찔러 뭐에 쓰인 듯 급히 일어섰다.
“잠깐만 기다려요. 제가 꿀물 좀 타올게요.”
“응...”
연준호는 소파에 몸을 기대어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
안이서는 그가 정말 알아들었는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급히 주방으로 가서 꿀물을 타왔다.
“자, 이거 마시고 자요. 아니면 내일 아침에 머리 아플 거예요.”
말하면서 안이서는 연준호에게 컵을 건넸다.
하지만 연준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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