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응. 우리 손주며느리를 만나봤는데 예쁘고 효심도 깊고 아주 착한 아이더구나.”
연민철의 말투와 표정에서 이미 안이서에 대한 만족감이 한눈에 보였다.
솔직히 연준호는 안이서에 대해 딱히 거부감은 없었지만, 할아버지처럼 만족스러워할 만큼 그녀를 잘 알지 못했다. 아마도 안이서에 대해 잘 모르는 것도 있었다.
“겨우 한 번 만나보고 그렇게 높이 평가하는 건 너무 성급하지 않아요?”
일부러 트집 잡는 건 아니었다. 안이서의 가족들이 얼마나 심한지 그도 두 눈으로 직접 봤다. 하지만 안이서 본인의 인격에 대해선 아직 검증이 필요했다.
그녀가 낙태를 네 번이나 했다는 사실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솔직히 말해서 어떤 남자라도 남의 아이를 받아들이는 건 꺼릴 일이다.
“난 성급한 사람이 아니야. 네 할머니랑 결혼한 것도 포함해서.”
연민철은 방금 자리에 놓은 귀여운 인형들을 한 번 더 흡족하게 바라보더니 다시 소파로 돌아와 앉으며 연준호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준호야, 이혼은 가정의 운을 깎아 먹는 법이야. 내가 보기에 안이서는 가정을 꾸리기 좋은 여자야. 너도 잘 알아보고 너무 냉정하게 대하지 마.”
그러더니 연민철은 연준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며 속삭였다.
“먼저 애부터 낳아봐. 그러면 너희 둘 사이도 더 가까워질 거야!”
결국 또 애를 재촉하는 말이었다.
연준호는 안이서가 임신했는지조차 아직 모르는데 할아버지가 벌써부터 애 얘기만 하고 있으니 너무 황당했다.
순간 그날 주차장에서 그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녀가 모레 가겠다라고 말했을 때 분명 무언가 문제라며 못 가진다라고 했던 게 기억났다.
그리고 그 모레라는 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안이서는 대체 어딜 가는 걸까? 누굴 만나는 걸까?’
연준호는 자신의 체면을 위해서 알아보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안이서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고 싶진 않았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문득 책상 위에 놓인 귀여운 인형들을 바라봤다.
‘이렇게 정교하고 사랑스러운 인형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경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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