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심은우는 윤지현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리, 장소 바꾸자.”
윤지현은 그의 뺨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너 정말 역겹고 뻔뻔한 쓰레기야! 내가 진짜 눈이 삐었지, 너 같은 놈이랑 결혼을 하다니!”
그녀의 목소리는 분노로 떨리고 있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런 악연이 시작되기 전에 그녀는 절대로 심은우를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
심은우 역시 그녀의 독한 말에 눈이 붉게 충혈되었다.
“이제 와서 날 만난 걸 후회한다고? 후회해 봤자 소용없어. 넌 이미 내 여자니까. 내가 안 놔주면 너도 절대 못 떠나.”
“바람피운 것도 너고 날 외롭게 방치한 것도 너야! 날 상처 준 것도 너라고! 그런데 왜 또 나를 괴롭히는 거야? 어떻게 너는 이렇게까지 잔인하고 나쁠 수가 있어?”
윤지현은 참았던 모든 울분이 터져 나왔고 흐르는 눈물은 끊어진 진주 목걸이처럼 멈추지 않고 떨어졌다.
결혼할 땐 온갖 난관을 극복했는데 막상 이혼은 그보다 더 어려울 줄이야.
대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벌을 받는지 모르겠다.
“지현아, 울지 마. 울지 마, 내가 잘못했어. 내가 정말 죽일 놈이야. 내가 미쳤었어. 널 괴롭히려는 게 아니야, 그냥 네가 날 떠나지 않았으면 해서...”
심은우의 목소리도 무너져 내렸고 윤지현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눈물 어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무너진 감정 탓인지 아니면 이 산속의 귀신에게 홀리기라도 한 건지, 그녀는 정말이지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무기력하게 중얼거렸다.
“내가 죽으면 그때야 날 놔줄래?”
심은우는 말을 잃었다. 그의 손이 그녀의 뺨 근처에서 멈췄고 그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모든 것은 그가 처음부터 구지호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잘못된 첫걸음을 내디딘 순간부터 이미 결정된 결과였다.
그건 도미노처럼 무너지기 시작했고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손쓸 도리가 없었다.
두 사람은 차 안에서 한참을 침묵 속에 마주 봤다.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고 서로 지칠 대로 지쳐버렸다.
얼마가 지났을까, 윤지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