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조도현의 말투에는 냉소가 가득했고 윤지현은 순간 짜증이 치밀었다.
이건 그녀의 사적인 문제였다. 그가 아무리 자신의 목숨을 구해줬다고 해도, 아무리 직장 상사라고 해도, 그녀의 결혼 문제를 두고 비아냥거릴 자격은 없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게 있었다.
“나 비밀번호 안 알려줬는데? 대체 어떻게 올라온 거지?”
아파트 출입부터 복도, 엘리베이터까지 여러 개의 보안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조도현이 그걸 어떻게 통과한 거지?
그녀의 말에 조도현도 순간 눈빛이 바뀌었다.
그때, 심은우가 비틀거리며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 진한 술 냄새가 훅 끼쳐와 윤지현은 본능적으로 얼굴을 찡그렸다.
“혹시... 저 자식이랑 잤어?”
그는 말도 안 되는 말을 내뱉으며 휠체어 양쪽 손잡이를 꽉 붙잡았다.
술에 취한 목소리는 무겁고 거칠었으며 감정을 억누르려는 듯한 떨림까지 섞여 있었다.
순간 윤지현의 손이 번쩍 올라가더니 힘껏 그의 뺨을 내리쳤다.
짝!
“미쳤어?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건데?”
심은우의 얼굴이 홱 돌아갔다. 그런데도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그녀의 손을 붙잡아 가슴에 가져다 댔다. 방금 전까지 화를 내던 남자가, 한순간에 처량한 얼굴로 변했다.
“미안해... 내가 오해했어. 그럴 리 없지. 너 그런 사람 아니야. 넌 날 아직 사랑하고 있어. 절대 날 배신하지 않을 거야.”
윤지현은 어이가 없었다.
‘아니 자기는 온갖 배신 다 해놓고 나는 하면 안 돼? 무슨 논리야?’
고개를 돌려 조도현을 봤더니 그는 팔짱을 낀 채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아, 제발. 밤중에 나 좀 가만히 두면 안 되겠니...?’
윤지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진정하고 술 깨고 얘기하자. 네 상태로는 지금 대화가 안 돼.”
하지만 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심은우는 갑자기 그녀를 세게 끌어안았다.
“미안해... 미안해, 지현아...”
그는 연신 사과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눈물이 그녀의 목선을 타고 옷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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