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화
“대표님, 윤 비서님을 도와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요?”
차 안의 커튼이 올라가자마자, 진성주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다급하게 말했고 손태호 역시 조심스레 맞장구쳤다.
“그냥 가버리면 윤 비서님이 혼자 남아서 사람들한테 구경거리가 될 텐데요.”
조도현은 가볍게 눈을 들어 그들을 한 번씩 쳐다보더니 무심하게 말했다.
“도우려면 돕든지. 마치 내가 무슨 악당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지 마.”
그 말이 곧 동의라는 뜻이었다. 진성주는 서둘러 차를 돌렸지만 막 출발하려던 찰나, 흰색 BMW 한 대가 먼저 앞으로 치고 나가 윤지현이 있는 방향으로 다가갔다.
차가 멈추고 문이 열리더니 안고라 레드 컬러의 세련된 정장에 검은 셔츠를 매치한 강렬한 분위기의 여성이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그녀는 윤지현에게 다가가며 대뜸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왜 휠체어 타고 돌아온 거야? 심은우가 제정신이 아니어서 다리라도 부러뜨린 거야?”
“상상력이 너무 과한 거 아니야?”
“내 상상력이 아무리 심해도 네가 벌이는 일만 하겠어?”
고유진이 의미심장하게 한쪽 눈썹을 올리더니 윤지현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효과는 확실하잖아.”
그녀의 말에 고유진도 피식 웃으며 휠체어를 밀었다.
“효과가 너무 크면 문제일 수도 있어. 구서희, 그 애는 폭탄 같은 존재야.”
윤지현의 눈빛이 잠시 어두워졌다.
“내가 먼저 건드리지 않아도, 우리가 한 번 구서희를 짓눌렀다고 끝나는 게 아니야. 감옥에 보냈다 해도, 걔가 살아 있는 한 또다시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겠지. 차라리 이렇게 이용하는 게 나아. 나는 필요 없는 남자고 걔는 그 남자를 어떻게든 차지하려고 안달이잖아. 결국 둘이 그렇게 엮이는 것도 하나의 운명이지 않겠어?”
고유진은 잠시 말을 잃고 그녀를 쳐다보다가, 기가 막혀 웃으며 말했다.
“하, 운명은 무슨. 아주 제대로 계산했구나.”
그녀는 윤지현을 차에 태운 후, 휠체어를 접어 트렁크에 실었고 차는 곧바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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