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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구서희가 무릎을 꿇은 채 심은우를 위해 용서를 빌고 있다는 사실에 그는 적잖이 놀랐다. ‘설마 진짜로 마음을 고쳐먹은 건가?’ 반면 윤지현은 속으로 비웃었다. ‘밀고 당기기 전략? 이건 누가 가르쳐준 거야? 네 머리로는 절대 생각해 낼 수 없는 방법일 텐데.’ 그녀는 가볍게 입꼬리를 올리며 무심하게 말했다. “뭘 빌려면 제대로 빌어야지. 좋아, 한 대씩 자기 뺨을 백 번 때려서 얼굴이 팅팅 부어오르면 네 부탁을 한 번쯤은 고려해 볼게.” 심은우는 당황한 눈빛으로 윤지현을 바라봤다. 구서희는 순간적으로 분노에 휩싸였지만 이내 그것을 억누르고 오히려 기대에 찬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야 은우 오빠도 저 여자의 잔인한 본모습을 알겠지.’ 그녀는 이를 악물고 마치 사형을 앞둔 사람처럼 눈을 감더니 손을 들어 자신의 뺨을 치기 시작했다. 짝! 짝! 짝! 맑은소리가 울려 퍼지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경악했다. 몇몇은 휴대폰을 들어 영상을 찍기 시작했고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렸다. “소리가 너무 작은데? 힘 좀 더 줘.” 윤지현이 태연하게 말하자, 사람들은 더더욱 그녀를 경악스럽게 바라봤다. “뭐야, 진짜 악독하네...” 그러나 그녀는 개의치 않고 구서희의 얼굴을 움켜쥐고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때리는 법을 제대로 모르는구나. 내가 직접 시범을 보여줄게.” 그녀는 가차 없이 손을 들어 구서희의 뺨을 세게 때렸다. 짝! 짝! 짝! 짝! 연달아 네 대를 때린 후, 다섯 번째를 날리려는 순간 심은우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만해!”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눈빛도 서늘했지만 윤지현은 개의치 않았다. “왜? 네 애인이 네 눈앞에서 나를 유혹했고 네 결혼을 망치려고 했어. 그런데 이 정도로도 봐주라는 거야?” 그녀는 비웃으며 말했다. “아, 맞다. 한 명만 맞으면 불공평하지. 너도 무릎 꿇어. 네가 대신 맞으면 멈춰 줄게.” 심은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너... 미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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