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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윤지현이 병원에서 상처를 치료받고 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잘생긴 남자가 기세등등하게 안으로 들어왔다. 사람이라도 죽일 듯한 그의 기세에 의사는 깜짝 놀랐다. 윤지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괜찮아요. 제... 상사님이세요.” 남편이라고 말하려다가 상사라고 했다. 심은우는 목에 뭔가 걸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다가가서 의사에게 물었다. “심하게 다친 건가요?” “아뇨. 살짝 다친 거라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의사는 그들이 어떤 관계인지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그는 윤지현의 상처를 치료해 준 뒤 연고를 처방해 주었고 윤지현은 고맙다고 인사한 뒤 밖으로 나갔다. 심은우는 윤지현의 뒤를 바짝 쫓았다. 그녀가 약값을 내려고 하자 자신이 먼저 내려고 했고 약도 자신이 챙기려고 했다. 그는 마치 책임감 있는 남편처럼 굴었다. 윤지현은 귀찮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병원에서 나온 뒤 윤지현은 택시를 불렀고 심은우는 그녀의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그녀의 어깨를 잡고서 억지로 그녀를 주차장으로 데려갔다. 그는 조수석 문을 연 뒤 그녀를 차에 강제로 태웠고 자신은 운전석에 앉았다. 차 문이 세게 닫히자 바깥의 소음이 완벽히 차단되었다.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날 차단한 뒤에 자살해서 내게 벌을 줄 생각이었던 거야?” 고개를 돌린 심은우는 질린다는 표정으로 화를 내고 있었다. “...” 윤지현은 잠깐 당황하다가 그를 바라보았다. 얼굴에 그늘이 가득한 그의 표정을 본 순간 윤지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원래는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그의 말에 웃음이 났다. 심은우가 잘못을 저질러서 자살하여 그에게 벌을 주려고 했다니. 심은우는 본인을 얼마나 사랑하는 걸까? “걱정하지 마. 그럴 일은 없으니까. 휴대전화나 돌려줘.” 윤지현은 손을 뻗어 그의 손에 들린 자신의 휴대전화를 가져가려고 했다. 그런데 심은우가 그녀의 손을 피했다. “오늘 널 속인 건 맞아. 하지만 너도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서희를 괴롭혀서 울게 했잖아. 넌 아무 잘못도 없는 것 같아? 구서희는 곱게 자란 애야. 좀 예의 없고 무례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굳이 그럴 필요는 없잖아.” 윤지현은 심은우의 궤변을 들었다. 구서희를 언급할 때 그의 말에서 미처 감추지 못한 애정이 느껴졌다. ‘심은우, 변심한 네 모습을 봐봐.’ 윤지현은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 그녀의 목소리에서 완전히 실망한 사람의 무력감이 느껴졌다. “앞으로는 그럴 일 없을 거야. 자기가 그 여자랑 뭘 했는지 신경 쓰지도 않을 거야. 대신 관리 좀 잘해. 자꾸 내 앞에 나타나게 하지 말라고.” “난 서희를 여동생으로 생각하는 것뿐이야.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냐.” 심은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 여동생.” 윤지현은 자신이 수집한 증거들을 그의 앞에 들이밀면서 진실을 까발리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그래. 내가 충동적이었어. 내가 오해한 거야. 여동생 생긴 거 축하해.” “...” “운전해.” 뼈까지 한기가 스미는 것 같아서 윤지현은 정장을 여미며 힘껏 자신을 끌어안았다. 코끝에 정장이 닿자 따뜻하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향기가 다시 한번 그녀의 후각을 자극했다. 심은우는 그제야 그녀가 비싸 보이는 남성용 회색 정장을 걸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것은 누가 봐도 맞춤 정장이었다. “이 옷은 누구 거야?” 윤지현은 고개를 창밖으로 돌리면서 여동생이라고 했던 그의 말을 조롱하려는 의도로 대꾸했다. “새로 생긴 오빠 거야.” “...” 심은우는 살기등등한 표정으로 그녀가 입고 있던 정장을 빼앗아서 창밖으로 던졌다. 화가 난 윤지현은 차에서 내려 정장을 주우려고 했다. 그 정장을 돌려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심은우는 윤지현이 정장을 주우려고 하자 그녀를 잡아당겨서 억지로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윤지현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녀가 저항하자 심은우는 억지로 윤지현의 입술을 벌리며 그녀와 혀를 섞었다. 제멋대로이고 강압적이었다. 심은우는 실컷 키스하고 난 뒤 입술을 뗐다. 그의 낮고도 거친 숨결이 윤지현의 얼굴에 닿았다. “이런 방식으로 날 화나게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다른 사람의 생명도 생각해 줘야지.” “...” 윤지현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결국 정장은 주워 오지 못했다. ‘깨끗이 세탁해서 돌려준다고 했는데 어떻게 해야지?’ ... 주말에 있었던 일들 때문에 감기에 걸린 윤지현은 결국 저녁부터 열이 났다. 심은우는 외출하지 않고 죽을 만들어 그녀에게 떠먹여 주었다. 그 때문에 윤지현은 잠깐이나마 그가 아직 자신을 사랑할지도 모른다는 착각이 들었다. 깊은 밤, 윤지현은 열이 떨어지지 않아서 계속 괴로웠다. 윙, 윙. 침대맡 서랍 위에 놓인 심은우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윤지현은 몸을 지탱하고 일어나서 심은우와 동시에 휴대전화를 보았다. 시간은 12시 35분이었다. 휴대전화 속 화면에 캔디라는 이름이 떠 있었다. 얼마나 다정한 애칭인가? 고요한 밤, 휴대전화의 진동음은 유독 시끄럽게 들렸다. 침대맡 서랍이 아닌 두 사람의 신경 위에서 진동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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