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뻔뻔한 건 돈까지 받아놓고도 와서 난리를 치는 거지.”
“몇 년 동안 돈줄을 붙잡고 살다가 버려지니까 이렇게 소란 피워서 돈이라도 더 뜯어내려는 거 아니야?”
...
주변에서 끊임없이 수군거리는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본래 심은우에 대한 불만이 쌓여 있던 구씨 가문 사람들은 윤지현이 돈을 받고도 이렇게 당당하다는 소문에 더욱 체면이 깎였다.
구서희가 앞으로 나섰다.
“추태 부리지 말고 당장 나가. 안 그러면 가만 안 둘 거야.”
“가만 안 둔다고?”
윤지현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화려한 얼굴에 얇은 미소가 스쳤다.
“당신들이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날 위협하는 거지? 옛날 같았으면 구서희는 신혼 첫날밤에 내 앞에 무릎 꿇고 차 한 잔 올리면서 ‘언니'라고 받들어야 했을 텐데?”
그 말투는 느릿했지만 차분했다.
구형준은 윤지현의 미소에 넋이 나갔다가 황당한 상황에 정말 뻔뻔한 여자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도 윤지현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구서희는 분노하여 말을 내뱉었다.
“무릎 꿇으라고? 네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해? 웃기지 마! 네 묘지에 향이라도 피워줄까?”
윤지현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아직도 화가 나?”
그녀는 테이블에 잔을 내려놓더니 작은 가방을 열어 빨간색 책자를 꺼냈다.
결혼 증명서였다. 윤지현은 그걸 천천히 펼쳐 구서희의 눈앞에 들이밀었다.
“이제 대답해봐. 내가 너한테 술을 따르라 명령할 자격이 없는지.”
구서희는 결혼 증명서의 이름을 보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연회장 안은 순식간에 침묵으로 가득 찼다.
심은우와 윤지현은 이미 결혼한 사이였다니.
헤어진 연인 사이에 돈을 달라고 행패를 부리는 상황인 줄 알았는데 아내가 불륜녀 집안을 공격하러 온 자리였다.
구씨 가문의 체면은 완전히 짓밟혔다.
“한쪽은 결혼한 상태에서 외도하고 다른 한쪽은 유부남을 유혹해놓고도 뻔뻔하게 약혼을 발표한다? 아니...”
윤지현이 비웃으며 사람들을 둘러봤다.
“다들 기본적인 법률 상식이 없어요? 이미 혼인 관계가 있는 유부남이 결혼을 두 번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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