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7장
어깨가 넓지도 않고 가녀리기만 한 뒷모습을 보고 있는 이다빈은 순간 전에 자신의 앞을 막아섰던 최현식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 집안 사람들은 참으로 좋은 사람들이다.
미보현의 말은 최신미가 교양이 없다고 돌려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최춘수와 한서영은 얼굴을 붉혔다.
“제수씨, 말이 좀 지나친 거 아니에요?”
“지나치다고요? 신미가 더 지나치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평소에야 신미가 오만한 태도로 어른들한테 버릇없이 대해도 그냥 나이가 어린 점을 봐서 모른 척 넘어가 주긴 했지만 오늘이 무슨 날인지 까먹었어요? 제가 쉰 살이 되는 생신날인데 손님들 앞에서 어디 감히 이런 태도로 저한테 말을 하는 거예요! 아무튼 제 딸 이나는 형수님들 앞에서 이렇게 건방진 적은 없어요!”
오늘 그들이 먼저 잘못을 한 바가 있으니 최춘수 가족들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하하하...”
한서영은 억지로 입꼬리를 잡아당겼다.
“맞네요. 제수씨 말대로 우리 신미가 예의가 없었어요.”
최신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엄마...”
“그만해. 신미야. 소란을 피우는 것도 한도가 잇는 거야. 다 큰 어른이 예의를 갖출 줄을 모르고 있어. 오늘 네 숙모의 생신을 축하하러 왔는데 너 선물 준비했다고 하지 않았어? 얼른 순모한테 드려야지.”
최신미는 분을 꾹꾹 참으며 선물을 꺼냈다.
“외숙모, 이건 내가 오랫동안 모은 용돈으로 산 인삼이에요. 몸도 편찮으신데 몸조리를 잘하시라고 샀어요.”
“그래, 고마워.”
미보현은 그 선물을 받아 최이나에게 건넸다.
최이나는 봉투를 열어보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인삼이 작기만 하고 야생삼 같지가 않아. 별로 비싼 물건이 아니네. 우릴 아주 바보로 아는 거 아니야. 이딴 물건을 엄마가 괜히 먹었다가 병에 걸리겠어.”
이다빈도 힐끔거리고는 곧 판단을 내렸다.
“양식한 인삼은 3년 내에 먹으면 생명에 지장이 없어. 그리고 어머니의 지금 건강 상태로 먹어도 별 영향은 없을 거야.”
최이나는 의혹스러운 눈빛으로 이다빈을 바라보았다.
“우리 엄마의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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