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장
이은영은 한껏 기뻐하며 앞으로 걸어나가 이다빈에게 자랑하는 듯한 시선을 보냈다.
그녀는 장미꽃을 건네 받으려고 손을 뻗었다.
“어느 분께서 제 생일을 축하해주시는 거죠?”
“죄송합니다. 이은영 씨가 아니라, 이다빈 씨입니다.”
배민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뭐라고?’
이은영은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그를 향해 손을 뻗은 자세를 유지한 채 그 자리에 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배민혁은 이다빈을 향해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가씨, 저희 대표님께서 생일을 축하한다고 하셨습니다. 매일매일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대표님께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이다빈은 장미꽃을 받아 들고 일부러 이은영에게 곁눈질을 했다.
순간, 이은영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녀는 재빨리 자신의 손을 거둬들였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여러가지 표정이 비쳤다.
“푸하하하.”
그때, 최이나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졌다.
이은영은 지금 이 순간, 쥐 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나효심은 이다빈 앞으로 걸어나와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장미꽃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도대체 누가 보낸 거야?”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도 궁금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다빈은 또 어떤 손이 큰 사람에게 빌붙은 걸까?
그가 준비한 것을 보니, 아마 강씨 가문 보다는 재산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이다빈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입을 열었다.
“박선 그룹의 대표입니다.”
그녀의 말에 사람들은 전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게다가 어떤 사람들은 터무니가 없는 소리라고 투덜거리기도 했었다.
그녀의 말에 나효심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또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군. 정말 하루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기나봐?’
이다빈은 그런 나효심의 반응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이은영도 이다빈에게로 천천히 다가왔다.
“언니, 사실대로 말해. 도대체 누가 언니한테 이런 선물을 준 거야? 게다가 요즘 집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여자가 혼자 밖에 있다가 나쁜 사람에게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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