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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장

이다빈은 한 발짝 물러났다. 그 덕분에 뺨을 맞지 않을 수 있었다. “제가 시골에서 올라왔을 때, 어머니께서 저를 때렸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이은영이 저한테 일부러 시비를 걸기 위해 스스로 건물에서 떨어졌기 때문이죠. 그때부터 전 마음속으로 앞으로 어머니든, 아버지든 제가 실수를 하지 않는 한, 아무도 저를 때릴 수 없다고 마음 먹었죠.” “정말 기가 막혀서. 내가 어떻게 너같은 아이를 낳았을까?” 나효심은 심장이 덜덜 떨려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진국도 얼굴을 붉히며 이경환을 바라보았다. “이게 바로 네 친딸이야. 집에서 사람들 눈 밖에 나면 그만이지 하필 은영이 약혼식에 와서 소란을 피우다니? 이제 업계 사람들한테 비웃음을 당할 일만 남았어. 부끄럽지도 않아?” 임지연도 이다빈을 극도로 싫어했다. “경환아, 시골에서 자란 아이는 네가 아무리 가르쳐도 소용없다고 진작에 말했잖아. 내 말은 듣지 않고 기어코 데리고 오더니… 어서 이다빈을 다시 돌려보내. 우리한테서 멀리 멀리 사라지게 해버려. 다시는 찾아오게 하지 마.” 이경환은 심호흡을 하고 이다빈 앞에 와서 손을 들었다. “왜요? 아버지도 저를 때리시려고요?” 이다빈은 고개를 살짝 들았다. 저항하지도, 분노하지도 않았다. 그 모습에 옆에 있던 배민혁은 마음이 급해져 박현우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일을 알려줬다. [영상 좀 켜봐.] 박현우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 [네.] 영상이 연결되자, 그는 이씨 가문의 추잡한 장면을 보면서 눈썹은 찌푸렸다. 그의 얼굴에는 이다빈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찼다. 이경환은 심각한 얼굴로 이다빈을 바라보았다. “마지막 기회를 줄게. 은영이한테 사과해. 만약 사과하지 않는다면 넌 앞으로 내 딸이 아니야.” “언제 저를 딸로 여긴 적 있나요?” 이다빈은 무뚝뚝하고 서늘한 눈빛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너, 너…” 이경환은 한껏 당황했다. “그래, 그래. 은영이에게 사과하지 않겠다는 거지? 그래. 보아하니 넌 이씨 가문 아가씨라는 신분이 필요 없는 것 같구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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