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By: Webfic
제77장 제가 도와줄게요
오현우는 너무 직설적이었다.
강유나는 그의 질문에 뭐라고 답할 수 없었고, 견딜 수 없어 도망가려고 했는데, 하필 그가 진지하게 자신을 바라보았기에, 그녀는 귀까지 빨개졌고 갑자기 아무 데도 숨을 수 없는 무기력한 느낌이 들었다.
그가 무조건 답을 들으려고 하는 것 같자 강유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고개를 들어 오현우를 바라보았다.
"그럼 전 어떡해요? 이 아이는 또 어떡해야 하고요?"
그녀가 아주 담담하게 말했지만 오현우는 멈칫했고 그녀의 눈에서 깊은 절망을 보았다.
마치 죽은 사람처럼 힘이 빠져 있었다.
"전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멈칫하던 강유나는 고개를 숙여 가볍게 아직 볼록해지지 않은 배를 어루만졌다. 이곳에 지금 작은 생명이 자라나고 있었다. 그녀는 웃고 싶었지만 우는 것보다 더 씁쓸했다.
"하지만 진씨 가문 사람들이 이 아이를 가만 두지 않을 겁니다."
오현우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이건 사실이었다.
진영철은 야망이 너무 컸고 고집스러웠기에, 이 아이가 그가 제일 쉽게 조종할 수 있는 완벽한 도구였다. 진씨 가문의 대를 잇는 문제도 해결했고 이 아이로 진영재도 통제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었다.
최고의 수였다.
예상대로 그녀는 침묵했고 무기력하게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그래서 무조건 도망가야 해요."
진씨 가문은 그녀의 집이 아니었다.
김선영이 아무리 빌붙으려고 했지만, 그녀한테는 그 집이 그녀를 죽게 만드는 감옥이었다. 그녀는 자유를 원했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걸 원했다. 생기 있는 사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싶었다.
아무의 부속품도 아니고, 남자한테 빌붙어 살지 않고, 웃는 표정까지 눈치를 보면서 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전에 자신을 묵살했고, 마지노선도 없이 진영재를 사랑했는데, 현실의 그녀가 정신을 차리도록 뺨을 세게 때렸다. 이제 꿈에서 깨어났으니 당연히 도망가야 했다. 무조건 멀리 도망가서 자존심 있게 살고 싶었다.
강유나는 자신이 병원에서 도망치던 그 느낌을 여전히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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