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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악연
By: Webfic

제6장 옛일

강유나는 숨이 막혀왔다. 그녀는 며칠간 잘 휴식하지도 못했고 오기 전에 저녁도 먹지 않았다. 진영재의 전화를 받고 같이 본가로 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도시의 반을 돌아서 민연서를 집에 보내야 했다. 강유나가 거절하려고 하는데, 진영재가 아예 차키를 그녀한테 던졌다. 그녀가 멈칫했는데 진영재의 소리가 또 들려왔다. "내 차로 가자, 연서 캐리어가 아직 트렁크에 있어." 강유나는 열쇠를 꽉 잡고는 씁쓸하게 말했다. "영재야, 시간이 늦었어, 할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셔." 그 말을 들은 진영재는 강유나를 힐끗 노려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 그럼 네가 먼저 가, 내가 바래다줄게." 강유나는 그가 일부러 그런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진영재의 옆모습을 보며 입술을 깨물고는 애써 부드럽게 말했다. "알겠어, 내가 갈게." 그 모습을 보자 민연서는 부끄러워하면서 진영재를 힐끗 보고는 강유나한테 미안해하며 말했다. "그럼 수고해 줘, 후배님." 미안한 모습이었지만 말투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했다. 민연서는 노성구에 살고 있었다. 이 지역은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고, 낙후한 환경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뒤섞여 살고 있었다. 며칠 전, 정부는 이 구역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했고, 그게 따라 땅값도 몇 배나 뛰었다. 그리고 이 기회가 바로 진영재의 손에 들어갔고 민연서는 그 소식을 듣고 갑자기 돌아온 것 같았다. 아마도 보조금을 받으러 온 것 같았다. 두 사람은 뒷좌석에서 웃고 떠들며 강유나를 완전히 기사 취급했다. 강유나는 그 모습을 보며, 그들이 이미 연락을 주고받은 사이일 수 있다는 의심이 들었다. 아니면, 뒤끝이 긴 진영재의 성격에 민연서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없었을 것이었다. 그것도 민연서를 이렇게 관대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강유나는 진영재가 갑자기 이별을 당하게 된 그날, 난리가 났었던 걸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직접 해외로 가서 사람을 찾으려고 했는데, 가기 전에 이미 진영철한테 잡혀왔다. 그날밤, 진씨 가문 본가의 어두운 사당에서 진씨 가문 사람들이 거의 모두 도착했다. 정말 웅장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진영철이 바닥에 던져진 진영재를 보며 화를 냈다. "진영재!" 진영철은 목소리가 아주 중후했고 지팡이로 바닥을 내리치며 말했다. "네 이 자식, 유나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그때 그들은 이미 약혼을 했기에 진영재가 아무리 싫다고 해도 이 일은 더는 바뀔 여지가 없었다. 진영재는 된통 맞았고 얼굴에 멍이 들었지만 그 말을 듣고 강유나를 표독하게 노려보았다. 강유나는 움찔했고 진영재의 눈에 가득한 원망을 보면서 그가 자신이 고발했다고 오해한다는 걸 알아챘다. 진영재는 맞아서 입가에 피가 흘렀지만 모두가 보는 앞에서 "퉤"하고 피를 뱉고는 웃으며 말했다. 그는 묶여 있었지만 턱을 쳐들고는 독에 찬 눈빛으로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할아버지, 잘못 아셨잖아요?" 진영재는 강유나를 힐끗 보고는 입꼬리를 올리고 콧방귀를 뀌었다. "강유나한테 미안한 건 형이지 제가 아니에요!" 그랬다, 진씨 가문 장손 진호영은 죄를 짓고 도망간, 정말 한심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진영철이 하필 그를 편애했다. 갑자기 그 이름이 나오자 강유나는 얼굴이 새하얘졌고 진씨 가문 사람들도 입을 다물었다. 그들은 진호영이 강유나의 순결을 앗아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문의 어르신인 진영철이 그 옛일을 아무도 꺼내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진영재는 대놓고 그걸 까발렸다. 그래서 다들 강유나를 보는 눈빛에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이 섞여 있었다. 강유나는 다들 자신을 빤히 보고 있자 얼굴이 뜨거워났고 진영재를 따라 무릎을 꿇었다. "할아버지." 강유나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참으며 부드럽지만 힘 있게 말했다. "제가 영재한테 가라고 한 겁니다." 그녀는 머리를 들 용기가 없었고 진영재를 위해 거의 바닥까지 내려앉았다. "연서 선배는 제 친구예..."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당에서 나지막한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어머, 주동적으로 브로커 노릇을 하는 사람이 있네." 브로커는 좋은 단어가 아니었다. 진씨 가문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똑똑히 귀에 때려 박혔기에 강유나의 머리가 거의 바닥에 붙을 것 같았다. 진영재는 그 말을 들으며 화가 치밀어 올라 욕했다. "가식 떨지 마, 진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바보인 줄 알아?" 그는 멈칫하고는 다시 표독하게 말했다. "모두 너 때문이야, 재수 없는 년, 네가 오고 나서 우리 가문에 좋은 일이 없어!" 강유나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녀는 진영재가 고생하는 게 싫어서 책임을 떠안았는데 여전히 진영재의 홀대를 당할 줄 몰랐다. 다행히도 진영철은 사리가 아주 밝았다. 그는 단단히 화가 났고 화끈한 성격이었기에 직접 가법을 행사했는데 하마터면 진영재를 거의 죽일 뻔했다. 모두 민연서를 위해서였다. 지난 일을 떠올리자 강유나는 넋이 나갔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듣자 정신이 황홀해서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바퀴의 날카로운 마찰소리와 함께 강유나는 중심을 잃고 핸들에 머리를 세게 부딪혔다.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었다. 그녀는 아파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사이드미러로 뒤에 있는 두 사람을 보았다. 차가 도로 장애물에 부딪힌 순간, 고상하고 품위 있는 그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본능적으로 놀란 민연서를 품에 안고 보호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연서야, 괜찮아?" 정말 거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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