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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피하지 마, 자기야

남자의 말에 갑자기 원아의 사라졌던 이성이 돌아왔다. 그녀는 그를 밀치고, 그가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 품에서 빠져나왔다. 문소남의 깊은 두 눈은 이미 검붉게 물들어 있었고, 몸속의 뭔가가 끓어오르며 격렬해졌다. 그는 찬 기운을 뿜으며 앞으로 다가오더니, 그녀를 다시 잡아당겨 품에 안았다.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고 팔은 그녀의 등을 감쌌다. 두어 걸음 비틀거리는 듯하더니, 그는 어느새 그녀를 와인색 싱글 소파에 밀치고, 그녀 위로 몸을 겹쳤다. "하기 싫어?" 그의 매혹적인 목소리에 그녀의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뛰었다. 주위에는 끝없는 사랑의 불길이 번지고 있었다. 그녀는 처음 사랑에 눈 뜰 때부터 몰래 이 남자를 좋아했다고 인정했지만, 좋아한다고 바로 그런 것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음......" 싫다고 말하려던 입술은 남자에 의해 다시 막혔고 혀뿌리까지 빨려 약간 아팠다. 탕비실에는 남녀의 입과 혀가 얽힌 야릇한 소리만 울리고 있었다. 어두컴컴한 불빛이 비치어 남자의 온몸에 성숙하고 듬직한 기운을 더했다. 그의 몸에 밴 니코틴 냄새와 폭발 직전의 호르몬 냄새가 강렬하고 무섭게 그녀를 압박했다. "저는...... 음...... 아직 할 일이 있어요...... 아......" 그녀가 일을 언급하자 남자는 짜증이 났다. 그녀는 그의 튼튼한 팔에 의해 소파에서 안아 올려졌다. 낙하지점을 알 수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몸은 또 1미터가 넘는 너비의 냉동고에 심하게 눌렸다. 차가운 냉동고 문의 서늘한 기운이 옷을 사이에 두고 그녀의 매끄러운 등을 적셨다. 문소남은 그녀의 부드러운 몸에 자신의 몸을 밀착시키더니, 틈새를 남기지 않고 거의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그녀를 눌러왔다. 얇은 굳은살이 있는 건조한 남자의 큰 손이 옷을 사이에 두고 그녀의 몸을 마음껏 쓰다듬었다. 손이 그곳에 도착하자 문소남은 힘을 느슨하게 하지 않고 힘껏 비볐다. 허파의 모든 산소가 압착되어 없어질 것 같아 원아는 가느다랗게 신음을 흘렸다. 검은색 슬림핏 스커트도 어느새 남자의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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