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내숭녀의 뺨을 때리다
문소남의 외삼촌은 뒷짐을 지고 거실로 갔다.
외숙모는 한 손에 돋보기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물뿌리개를 들고 창턱에 놓여있는 화분에 계속 물을 주었다.
거실에는 붉은 옻칠을 한 오래된 궤짝이 하나 있었는데, 큰 모란꽃이 그려져 있었다. 녹색 잎사귀들이 진짜 잎사귀처럼 보였다.
외삼촌은 궤짝의 뚜껑을 열었다.
궤짝 왼쪽에는 외삼촌이 모아놓은 오래된 신문이 한 무더기 있었고, 신문 위에 두꺼운 앨범이 놓여 있었다.
외삼촌은 앨범을 꺼내 몇 페이지를 뒤적이다가 마침내 그 기억 속의 사진을 찾아냈다. 모두 네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한 사람은 젊은 시절의 외삼촌 본인이고, 다른 세 사람은 모두 20대 꽃 같은 나이의 여자들이었다.
사진의 중간에 선 여자는 장인숙이었다. 그녀는 당시 유행하던 붉은색 긴 바지를 입고 있었지만, 얼굴 표정은 다른 두 여자아이만큼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장인숙 왼쪽에 서 있는 사람은 젊었을 때의 문소남 외숙모다.
장인숙의 오른쪽에는 양 갈래로 땋은 머리에 흰색 치마를 입은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그녀는 장인숙의 절친, 젊은 시절의 주희진이었다.
사진은 비록 28년 전에 찍은 것이지만, 외삼촌은 자신이 아직 얼굴을 잘못 기억할 정도로 늙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참을 보던 외삼촌은 또 갑자기 자신이 지나친 상상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내의 말처럼 세상에는 아무 혈연관계도 없이 닮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
대표의 비서로 취직한 여자라면 틀림없이 평범한 집 아이일 것이다.
외삼촌은 생각에 잠겨 외숙모가 화분에 물을 다 주고 들어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외숙모는 사진에 있는 네 사람을 보더니 바로 안색이 변했다. 그녀는 주희진을 가리키며 자신의 남편에게 말했다.
"그 여자 사진 몰래 보면서 그리움을 달래고 있었어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외삼촌은 화를 내며 사진을 치우고 낡은 사진첩을 궤짝에 넣었다.
"몰래 사진은 보지만, 감히 인정은 못해? 장인덕 씨, 정신 차리세요! 그 사람 주희진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