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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나는 그가 죽기를 원해

설도엽은 눈썹을 추어올리며 잡고 있던 영은의 드레스를 놓았다. 그녀가 자신에게 다정하게 구는 것이 의아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챈 영은은 긴 다리로 그의 허벅지를 감았다. 그녀는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혐오감을 억누르며 애교를 부렸다. “오빠, 오랜만이에요. 정말 보고 싶어서 죽을 뻔했어요. 대체 어디 있었길래 오늘에서야 나타난 거예요?” 영은은 설도엽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의 거친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고, 옷 속에 넣은 손의 강도가 세지자 연신 폭언을 해댔다. “왜? 며칠 안보니까 못 참겠어? 역시 첫날부터 나랑 잔 여자는 다르네!”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다 오빠 때문이잖아요…….” 영은은 그의 넓은 가슴에 기대어 즐거운 듯 웃었다. 그녀는 점점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남자를 많이 만난 것은 아니었지만, 연예계에 있으면서 봐온 것이 많았다. 많은 여자가 유명해지기 위해 몸을 버렸다. 게다가 경험이 많은 허요염과 만나며 남자를 상대하는 방법을 많이 전수받았다. 그는 실제로 그녀 때문에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온몸이 불길에 휩싸인 것 같았다. 그는 다급하게 영은의 치맛자락을 올리고 그녀의 속옷을 벗기려 했다. 하지만 그때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가 고개를 숙이고 보니 영은이 불쌍한 표정으로 울고 있었다. 청순하고 아름다운 얼굴에는 억울함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눈을 들어 무슨 말을 하려다가 멈췄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감히 못 하는 듯했다. 그는 영은이 자신과 관계하는 것이 싫어서 그러는 거로 생각했다. 즉시 타오르던 욕망이 사그라들었다. 그는 영은의 턱을 잡고 힘을 주며 말했다. “방금까지도 그렇게 유혹하더니 인제 와서 순진한 열녀의 얼굴로 쳐다보다니. 너 지금 연극해?” 그러자 영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그의 손등에 떨어졌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흐느꼈다. “당신과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에요.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눈물이 나서 그래요. 내가…… 어떤 사람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거든요…….” “누가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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